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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반짝’이 아닌 꾸준히 노래하고 싶어요”(인터뷰)
최근 대한민국은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가수의 꿈을 품은 도전자들이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에 MBC에서 방송된 ‘위대한 탄생’ 시즌1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도전자들 모두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부활의 김태원을 멘토로 둔 세 명의 남성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 가운데 우승을 차지한 백청강과 박빙의 경합을 벌이며 2위에 오른 이태권이 본격적인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태권에게 ‘위대한 탄생’이라는 수식어는 고맙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떨쳐내야 하는 숙제다. 최근 만난 그에게는 데뷔를 앞둔 긴장과 부담, 그리고 설렘이 묻어났다.

# ‘위대한 탄생’ 이태권, 가수로의 첫 걸음을 내딛다

“음반준비는 여유를 가지고 진행했어요. 지난해는 부활 형님들의 전국투어와 음반 녹음하면서 지냈죠. 점점 데뷔 무대에 오를 날이 다가오니 긴장되고 부담이 많이 됩니다. 하지만 김태원 선생님 말씀처럼 즐기고 싶어요” 

이태권은 3월 6일 자정 데뷔곡 ‘사랑에 떨어지다’의 음원을 공개, 가수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이곡은 그에게 아주 특별하다. 이전부터 존경했던 부활의 김태원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노래이기 때문이다.

김태원이 작사, 작곡부터 전체적인 디렉팅을 맡은 ‘사랑에 떨어지다’는 여린 감성에 감미로움을 더한 서정적인 선율의 정통 발라드 곡. 여기에 부활이 직접 코러스 등 연주에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특히 첫 도입부의 시작이 독특하다. 곡을 끝맺음 하는 것 같은 편곡 기법이 순간적인 몰입을 돕는다는 평이다.

“사랑에 관한 노래예요. 사랑에 한 번 실패를 하고 아픔을 알았지만, 또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전체적으로 희망적인 곡이예요. 김태원 선생님의 녹음 스타일은 엄하시진 않지만, 직접 쓰셨기 때문에 곡에 대한 이미지가 있어요. 그래서 마음에 들 때까지 하시는 편이죠. 슬프게 부르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부르라고 하셨어요”

‘위대한 탄생’에 출연하기 전부터 존경했던 부활, 그리고 김태원. 때문에 이태권의 지난 1년간의 행적들은 그에게 ‘기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중들은 물론 김태원에게 목소리를 인정받았고, 트레이닝을 거쳐 드디어 자신의 곡을 받아들었다.

“처음 데뷔곡을 받았을 때는 가슴이 벅찼습니다. 어색하기도 하고 부담도 있었죠. 진짜 ‘내 노래’가 생기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지난 1년 간 인생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직도 ‘얼떨떨’ 정신이 없죠. 실감도 잘 안고요. 행동도 조심해야 할 것 같고요(웃음)”

# 우상 김태원, 그의 제자가 되다

이태권에게 김태원은 ‘우상’이다. 록 음악을 즐겨듣고 밴드를 좋아한 그에게 부활의 리더는 구름 속 인물일 수밖에 없었던 것.

‘위대한 탄생’에 출연하게 된 동기 자체도 “김태원 선생님을 한 번 보고 싶어서”다. 이 정도면 그의 마음 속 김태원의 존재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당시 ‘위대한 탄생’에서는 욕심이 없었고 아무 생각이 없었죠. 연연해 하지 않고 노래, 무대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톱2의 자리까지 올랐더라고요. 그 때를 떠올리면 매순간이 좋았어요. 우상이었던 분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것 자체로도 벅찼죠”

그래서 이태권은 데뷔에 대한 긴장이 있지만 김태원, 박완규를 비롯해서 부활의 멤버들이 있기에 든든하다.

“정식으로 가수를 준비하면서 ‘위대한 탄생’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것이 사실이에요. 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이지만 가수 이태권을 더 알리고 싶어요. 선입견 없이 이태권의 곡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의 첫 목표예요”

그는 오는 3월 10일 첫 무대에 오른다.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무대, 그리고 부활의 전국 투어 콘서트를 통해 큰 무대에서 숱하게 노래를 불렀지만, 자신의 곡으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전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를 것이다.

“떨고, 긴장하는 저에게 김태원 선생님은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부담감이 더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격려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김태원의 가르침을 받고 ‘위대한 탄생’ 우승을 거머쥔 백청강도 올 상반기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는 같은 서바이벌 오디션을 통해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동료들을 떠올리며 “전보다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음반 준비를 하면서 서로 응원해주고 있어요. 솔직히 깊은 음악이야기보다 동창생들같이 웃고 떠들기 바빠요”라고 웃음 짓는다.

# 오랫동안 노래할 수 있는 가수를 꿈꾸다

지난 한해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했다는 그에게는 또 달라질 2012년에 대한 기대와 설렘도 있었다.

“2012년 1월 1일은 광주에서 열린 부활콘서트를 마치고 올라오던 길이었어요. 차 안에서 떠오르는 새해를 봤죠. 문득 달라진 저의 모습에 뿌듯했습니다. 지난해는 어떻게 보냈냐고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죠(웃음). 바뀌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이태권은 또 한 가지 다짐을 덧붙였다. 바로 자신의 무대에 대한 책임감.

“예전에는 혼자 노래를 부르면서 만족했다면 이제는 무대 위에서 저를 보러온 관객들을 만족시켜야 하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책임감, 무대와 공연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어요. 무대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는지 느꼈거든요. 그래서 무대를 즐기면서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겁니다”

“데뷔 무대가 두렵기도 하고 떨린다”는 그이지만, 가수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겪어야 할 통과의례를 즐기기로 했다. 그리고 전 보다 더욱 성장한 무대로 보답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잊지 않았다.

여전히 이태권 앞에는 ‘위대한 탄생’, 그리고 김태원의 제자라는 수식어가 있지만 가수 인생을 길게 보고 있는 그의 바람대로 언젠가는 ‘이태권’, 이름 석자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될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처럼 주어진 무대를 즐기고 싶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니까요. ‘반짝’하는 것보다 꾸준히 오랫동안 노래하는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
사진 송재원 이슈팀기자 /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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