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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넘은 골프신동…22세 ‘매킬로이 시대’ 열렸다
PGA 혼다 클래식 우승 역대 두번째 최연소 세계랭킹 1위…과감한 도전·파워 스윙 골프팬 사로잡아
세상 두려울 것 없어 보였던 그의 눈빛도 조금씩 흔들렸다. 꿈처럼 여겼던 목표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일까. 마지막 18번 홀에서 3퍼트를 해도 우승할 수 있는 편안한 상황. 2퍼트 만에 홀아웃했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의 우상 우즈가 그랬던 것처럼….

드디어 매킬로이 시대가 열렸다. ‘북아일랜드의 골프 신동’ 로리 매킬로이(22)가 4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미 PGA(남자프로골프)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밀어내고 역대 두 번째 최연소(22세 9개월)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19세 때 EPGA(유러피언)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차세대 우즈로 주목받은 지 3년 만이다. ▶관련기사 30면

우즈가 2010년 11월 623주나 지켜왔던 1위 자리를 내놓고 부상과 슬럼프로 신음하는 사이 ‘차세대 우즈’ 매킬로이는 톱클래스로 성장했다.

우즈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지난 1997년, 만 8세였던 어린 매킬로이는 꿈을 정했다. 우즈의 사진으로 온 방을 도배해놓고 ‘우즈를 넘어서는 세계랭킹 1위가 되겠다’고. 유럽의 소국 북아일랜드의 여드름 소년 매킬로이는 8세 때 꾸었던 꿈을 마침내 이룬 것이다.

매킬로이의 골프는 우즈와 매우 흡사하다. 리드를 하고 있어도 ‘안전 운행’하기보다 과감한 모험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켜보는 이의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스윙과 감탄을 자아내는 스윙 스피드는 갤러리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다 잡았던 우승을 어이없는 티샷 미스로 날려버려 눈물을 쏟았지만, 이어 열린 US오픈에서 역대 최저타 기록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아 강한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매킬로이의 골프가 최선이 아닐 수도 있지만, 골프팬을 사로잡는 드라마가 있기에 세계랭킹 1위로는 적임자다. 스코어는 좋지만 하품이 나오는 리 웨스트우드, 루크 도널드의 ‘따박이 골프’와는 다르다.

네 살 때 집 안에서 칩샷으로 세탁기에 볼을 집어넣는 놀이를 하며 자란 매킬로이는 열다섯 살 때 첫 프로대회에 초청출전했다. 열여섯 살 때에는 골프에 전념하겠다며 학업도 포기했다. 2005년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매킬로이는 유럽을 대표하는 차세대 스타로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 1인자가 됐다. 이제 우즈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신호일까.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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