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라.’
공자의 말이다. 이 문장을 읽다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공자 같은 사상가가 왜 이렇게 극단적인 말을 했을까.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휴. 2012)는 이 사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말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기가 대하기 쉬운 사람과 사귀려는 경향이 강하다. 사람을 사귈 때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배우려는 자세로 사귀어야 자신의 허물을 지적 받고 그것을 고치기 쉽다. 공자는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책에 따르면 요즘 ‘스승이 없다’는 말은 스승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전한다. 오히려 ‘배우려고 하지 않는 완고한 내 마음 때문은 아닐까’라며 스스로를 돌이켜볼 일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논어 전문을 크게 열 가지 범주(탐구, 처세, 정치, 중도, 군자, 품성, 조직, 경제, 인생, 깨달음)로 분류하고, 10장을 다시 세부 주제별로 엮었다. 이를 통해 공자의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공자가 당시 사회의 혼란을 넘어서기 위해 제시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공자의 사상을 단적으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누구나 ‘인’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 전반에서 공자가 말한 인을 단지 품성론이나 윤리론에 가두지 않고 우주 자연계 안에서 진화한 인간이라는 특성을 지닌 생명체가 그 생명력을 무한히 확장하려는 작용이 인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논어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정리한 점이다. 공자는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좋아하여도 반드시 살피라’고 설파했다.
사람들은 보통 상대의 출신, 부모, 고향, 학교 등을 통해 판단하고, 과거의 꼬리표를 붙여 재단한다. 선입견이란 것이 참 무서워서 한 번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나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그러나 공자는 사람을 평가할 때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반드시 살피며, 여러 사람이 좋아하여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즉 사람을 평가하는 데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진리를 일깨우고 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저 사람은 틀렸다”라고 비난해도 ‘정말 그런가?’ 하고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을 공자는 ‘필찰(必察)’이라고 표현했다. 필찰은 뭔가 흠을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선입견과 아집으로 잘못 판단하기 쉬운 것을 돌이켜보게 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뿐만 아니라, 자신을 살펴볼 때도 중요하다.
책은 ‘아집이 없는 자유인, 실사구시의 과학적 인간, 현실 참여적 인간 그리고 소통의 달인’으로서 공자를 만날 수 있다.
[북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