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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문화연대 통해 亞 청소년 교류 앞장”
청소년 단체장으로 인생 2막 연 김용식 총재
‘전설의 고향’등 성우 인생 45년

‘소리잡지’29년간 무료녹음 봉사도


‘목소리의 마술사’, ‘목소리 배우’, 성우. 한국 라디오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주역이다. TV 보급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 라디오는 세상과 소통하는 주요 통로였다. 당시 라디오 성우로 활동하다 이제는 청소년단체장으로 자리를 옮겨 온 이채로운 경력을 가진 이가 있다. 주인공은 김용식(63·사진) 아시아청소년문화교류협회 총재다.

성우로 45년을 살아 온 김 총재. 지난 1950년대 초반 라디오가 있는 집도 드문 때였다. 저녁이면 동네 사람들이 라디오가 있는 그의 집에 모여들었다. 전파를 타고 들려오는 드라마, 가요를 접하면서 그는 자연스레 방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게 인연이 돼 김 총재는 라디오 성우가 됐다. 김 총재는 “어릴 때부터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말을 할 때 우물거리는 습관이 있었다”며 “마른 데다 우물거리기까지 하니 주변에서 놀림도 많이 당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고등학교 때 웅변을 접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극중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지만, 연기하는 동안에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 재학 중인 1967년 KBS 공채 9기로 성우활동을 시작해 군대 제대 이후 다시 MBC 공채 5기로 복귀했다. 성우 ‘짬밥’만 벌써 45년이 됐다. ‘전설의 고향’ 등 그동안 셀 수 없는 작품들을 해왔다 특히 MBC 라디오 드라마 ‘격동 50년’에서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연기하기도 했다.

지금도 MBC라디오 고전열전 삼국지,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의 ‘신 동물의 왕국’ 등에서 그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성우로서의 생을 살아 온 그에게 ‘아시아청소년문화교류’는 생소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직업으로써 성우활동 외 사회활동이 그를 오늘의 자리에 오게 했다.

그는 지난 1983년부터 한국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발행하는 ‘소리잡지’에 자원봉사자로 참여, 벌써 29년간 활동하고 있다. 10여 명의 동료 성우들과 같이 명작이나 베스트셀러 작품을 기획도서로 제작하는 무료 녹음봉사에 참여하고 있어 요즘 말하는 ‘프로보노’(pro bonoㆍ재능기부)를 30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09년부터 공주영상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

김 총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아시아권은 결속력이 약하다. 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자라나는 청소년 세대는 기존의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며 문화교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특히 중국의 발전 속도는 빛의 속도라고 할 만하다. 올해 한ㆍ중수교 20주년을 계기로 일본까지 포함한 동북아 청소년 간 교류로 문화ㆍ사회 공동체 형성의 초석을 다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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