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문기업 헤럴드아트데이(대표 권영수)가 ‘2월 온라인 미술품경매’를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한다. 아트데이가 올 들어 처음 펼치는 이번 경매에는 김흥수 이우환 이만익 이왈종 등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또 현대미술의 ‘허리’에 해당되는 중견 작가와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나와 선택의 폭이 넓다. 장르 또한 회화, 판화, 사진, 조각이 망라됐다. 총 출품작은 110점. 출품작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프리뷰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24~29일 개최된다.
이번 경매에는 국내 미술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1000만원 이상 고가 작품에서부터 100만원 미만의 저렴한 작품까지 두루 포함됐다.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이우환, 김흥수, 이왈종, 배병우, 도성욱은 물론이고, 운보 김기창, 내고 박생광 등 경매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동양화 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채롭다. 지난 겨울 잔뜩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줄 부담 없는 가격대의 소품도 다수 출품돼 미술품을 처음 구입하려는 이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원로화가 김흥수의 유화 ‘여인’(10호)이다. 붉은 배경 위에 여인의 누드 형상이 부드럽게 겹쳐지며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든 작품으로, 화면 위 무게감있게 얹힌 물감덩이(마티에르)는 평생 여인을 사랑한 김흥수 화백의 열정을 말해주는 듯하다. 시중에서 김흥수 화백의 이 시기 작품은 점당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하나 시작가가 2300만원에 매겨진 것도 매력이다.
제주에서 유유자적 작업하는 화가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는 자연 속 새, 강아지, 나무, 사람을 토속적으로 그린 작품. 그림 속에 이야깃거리가 켜켜이 숨어져 있어 누구나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데다, 손바닥에 쏙 들어올 만큼 작은 크기(0호)여서 경합이 예상된다. 시작가는 250만원.
이수동, 마리킴, 이승오, 고근호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톡톡 튀는 개성이 감지된다. 하늘로 곧게 뻗은 자작나무 숲속에 연인을 배치한 이수동의 ‘여름향기’는 싱그런 숲 향기가 코 끝에 와닿는 듯하다. 이수동의 작품은 지난 아트데이 경매에서도 응찰자가 많아 이번 경매에서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 앨범재킷 작업 등에 아티스트로 참여하고 있는 인기 작가 마리 킴의 인물연작 두 점(각 40만원)은 만화 속 주인공같은 소녀를 화폭이 꽉 차도록 그린 작품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심성을 파고드는 그의 작품은 최근 들어 인기가 높아 공급이 달린다. 가격 또한 저렴한 수준이다.
한편 한국화 부문에선 작고작가인 내고 박생광의 작품이 5점이나 출품돼 화제다. 일본에서 수학하며 영향을 받은 작품에서부터 한국 고유의 정서를 독자적으로 담아낸 작품까지 두루 나왔다. 특히 ‘창’은 창문을 화면 중앙에 넓게 배치한 과감한 시도가 돋보인다.
운보 김기창의 19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로 추정되는 작품도 눈에 띈다. 과감한 붓질이 만든 쭉 뻗은 산세와 세밀한 묘사의 조화는 운보의 역량을 가늠케 한다. 이밖에도 작고작가 최영림과 중견 동양화가 우현 송영방의 드로잉작품도 나왔다. 우현 송영방의 드로잉 세트(11점)는 그리는 이와 그려질 대상의 밀접함이 선의 떨림과 굵기로 오롯이 드러나 있다.
온라인 경매의 장점은 장소 및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편리하다는 점이다. 아트데이 온라인경매를 즐겨 이용한다는 한 고객은 “다양한 장르별 작품을 쇼핑하듯 감상할 수 있고, 쉽게 응찰이 가능해 편리하다”며 “아트데이 웹사이트에서는 그림의 세밀한 부분까지도 꼼꼼히 살필 수 있어 전시장을 꼭 찾지않아도 비교검토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가격이 시중 유통가 보다 낮은 가격도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아트데이 온라인 경매 응찰은 웹사이트(auction.artday.co.kr)를 통해 24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경매 마감은 29일 오후 5시부터 1분 간격으로 1점씩 마감된다. 전화응찰 및 서면응찰도 가능하다. (02)3210-2255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