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 전도사’ 대우조선해양 홍종갑 기정
레크리에이션 지도·웃음 치료로 유명극단창단·시인으로 왕성한 활동 눈길
대우조선해양 홍종갑<왼쪽사진> 기정은 ‘행복 전도사’로 통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만 해도 웃음치료사, 스트레스 치료사,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등 모두 3가지. 사내에서는 물론 지역 사회에서도 웃음치료사로 제법 유명하다. 최근에는 S사가 신입사원 교육을 위해 그를 연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동료들에게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 입소문을 제대로 탄 덕이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일만 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즐겁고 행복해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기정의 웃음치료 강연이나 레크리에이션에서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그만의 ‘원맨쇼(One man show)’다. 20여분 동안 그는 아기 울음소리는 물론 개구리, 뻐꾸기 등 다양한 동물들 소리를 그럴 듯하게 흉내낸다.
‘전설따라 삼천리’라는 예전 라디오 프로그램을 응용해 이승만ㆍ김대중 등 전 대통령 목소리는 물론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 등 유명 인사의 목소리를 모사하기도 한다. 그의 입에서 유명 인사들의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관객들은 모두 놀라거나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의 웃음치료에서 원맨쇼가 가능한 것은 타고난 끼 덕분이다. 학창시절 그는 자신의 재능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조선소에 입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상황이 어렵다고 죽을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회사 내에서 내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입사 후 지난 1987년 사내 레크리에이션 동호회에 가입했다. 30~40명의 회원들이 모여 지역 순회를 다니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당시 활동을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이 동호회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에 홍 기정은 밖으로 눈을 돌려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관객과의 공감이나 웃음을 잊지 못해 계속 활동을 하려고 자격증을 공부했는데, 지방에서는 웃음치료나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자격증을 딸 수가 없었다”면서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까지 가서 자격증을 따는 일이 결코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지역 문화인들과 극단도 창단했다. 극단 창단을 위해 뜻을 같이한 문화인들이 홍 기정의 원맨쇼를 보고 그를 전격 영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지난 1990년께 그를 포함한 7명의 문화인들이 두 달여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거제지역 최초의 민간 극단인 극단 예도를 창단했다. 극단 예도는 경남 연극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여전히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역 문학잡지에 여러 편의 시를 발표한 등단 시인이기도 하다. 평소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 1998년께 창신대에서 6개월 과정의 시와 수필과정을 수료했다. 그후 한국 생활문학회, 월간 문학세계, 창작과 의식 등 지역 문학잡지에 시를 발표했다. 아직은 한국생활문학회의 회원들과 공동 시집을 낸 것이 전부지만, 언젠간 자신의 단독 시집을 내는 것이 그의 꿈이다.
홍 기정은 “현실에 얽매여 불행하게 사는 것보다 원하는 것을 배우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