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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나믹 듀오 “10년 뒤요? 무대에서 노래해야죠”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자면 ‘맛있다’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다소 어렵게 인식될 수 있는 힙합이란 장르는 이들의 손에서 어떤 사람이든지 쉽게 소화할 수 있고 계속 찾게 되는 별미가 된다. 다이나믹 듀오. 10년 째 힙합을 맛있게 만들어 대중들에게 유쾌함을 주고 있는 주인공이다.

CB MASS로 힙합을 시작했던 개코와 최자는 지난해 다이나믹 듀오라는 이름으로 10주년,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이야기해주더라고요. 우선 10년을 버텼다는 사실이 기분이 좋네요.”(개코)

“10주년을 맞이해 전시회를 열었어요. 그 때 10년 동안 해왔던 일들을 펼쳐놓고 보니깐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CB MASS 때부터 지금까지 저희를 지켜봐주신 팬들과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최자)

앞서 최자가 언급했듯 다이나믹 듀오는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아티스트 군단이 참여하는 ‘AMOEBA THE EXHIBITION’ 전시회를 개최, CB MASS 때부터 그들의 5집까지의 흔적을 펼쳤다. 전시 뿐만 아니라 날짜별로 특별한 강연도 열어 많은 이들의 발길을 잡았다. 


“팬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전시하는 동안 저희와 함께 성장한 주변 아티스트들도 많이 찾아주셨고요. 전시회 때 사진 작가, 옷 만드는 친구, DJ에 종사하는 아티스트들이 날짜별로 강연식을 열어 그 분야의 관심있는 사람들과 함께했죠. 전시회 뿐만 아니라 만남의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저희도 참 좋았어요.”(최자)

“전시회를 기회로 문화를 하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재미있던 경험이었어요.”(개코)

다이나믹 듀오는 10주년을 맞아 전시회 뿐 아니라 두 장의 음반, 쇼케이스 개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당시 제대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것을 쏟아내야 했던 고충은 없었을까.

“제대를 얼마 남기지 않고 회사 사람들이 면회를 와서 1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부터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려왔죠. 군대 때문에 2년 동안 작업을 못한 상황이었는데 뭔가를 하려고 마음을 먹으니 신기하게도 많은 것들이 생각나고 의욕이 넘치더라고요. 처음에는 리믹스 앨범을 발매 할 생각이었는데 하루에도 3곡 분량이 나오다보니 ‘이왕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앨범을 내자’라는 생각을 한거죠. 그 때 에너지가 넘쳤어요. 오래 못가서 문제였지만요.”(최자)

“제대를 하니 방송과 행사, 그리고 출산 문제가 겹쳐 준비한 곡들을 2011년 안에 못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10주년 기념 앨범이니 지난해에 다 완성해서 발매해야 의미가 있는거잖아요. 그래서 준비했던 곡들을 반반씩 내도록 결정한거죠. 실제로 ‘DIGLOG2/2’에 수록된 곡들은 활동하면서 만든 곡들이에요.”(개코)


다이나믹 듀오는 ‘고백’ 속 불안한 미래를 고민하는 20대, ‘아버지’ 속 작아진 아버지 어깨를 보며 어색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아들, ‘죽일놈’ 속 오래된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는 남자, ‘거기서 거기’ 속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 하는 남자, ‘막잔하고 나갈게’ 속 똑같은 일상과 일에 치인 직장인이 돼 가식없고 진솔한 가사로 대중들의 ‘진한’ 공감을 얻는다. 그 동안 발표한 곡들은 살펴보면 주제가 한정돼 있지 않다. 다양한 상황 펼쳐지고 그 속에서 주옥같은 가사로 어떤이에게는 위로를 어떤이에게는 통쾌한 한 방을 선사한다.

“작업할 때 음악, 영화, 주변에서 접하는 것들에서 많이 참고해요. 보통의 대화에서 얻을 때도 있어요.”(개코)

“친구들의 차인 이야기를 듣고 썼을 때 가장 실감나게 가사가 나와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 비슷하거든요. 그 상황에 내 감정을 대입해 썼을 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더라고요.”

현재 아이돌, 방송인, 가수들의 전유물이었던 예능 프로그램에 힙합가수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이나믹 듀오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활약으로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조금만 시간을 거슬러가도 힙합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사람들을 웃기고 리액션을 하는 모습은 조금 어색한 그림이었다고 할까?

“저희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에픽하이의 타블로, 쌈디, 리쌍의 길이 예능 활동을 활발히 해서 일궈놓은 무대에 저희가 특수를 누리는 거죠.(웃음) 이제는 대중들이 힙합을 어렵게 보지 않고 대중가요의 한 일부로 편하게 봐주시는 것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최자)

“예전에는 예능에 나갈 때면 긴장되고 불편했는데 이제는 예능을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러워졌어요. 하지만 고정으로 들어가기보다는 가끔 게스트로 나가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저희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니 그 시간에 음악을 만드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아요.”(개코)

힙합이라는 장르가 예전에 비해 많이 대중화 됐지만 아직 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실제로 많지 않다. 이 사실에 다이나믹 듀오 역시 공감하며 “언더나 힙합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메이저 무대들이 팽창하고 있는 것에 언더 가수들이 실질적으로 팬들과의 소통의 장이 상대적으로 너무 적어요. 언더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 같은 경우는 메이저 가수들의 무대가 커지면 움츠러들더라고요. 실력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말이죠. 언더에서 더 많은 스타가 나와야 할 것 같아요.”(개코)

다이나믹 듀오는 현재 신인 힙합 가수들과 중견 가수들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신인 가수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에 솔선수범해 나서고 있다. 다이나믹 듀오의 말에 따르면 이런 행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그 이유는 간단했다.

“드렁큰 타이거, 타이거JK 형, 바비킴 형 등 저희가 막 데뷔해서 고군분투 하고 있을 때 많은 세상에 다이나믹 듀오라는 가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고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최자)

“힘들어하는 친구를 회사로 데려와서 밀어줄 수도 있고 저희 앨범에 함께를 노래를 한다던지, 언더에서 활동하는 친구나 신인 가수들이 세상에 나갈 길을 터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도 있고요. 하지만 저희가 주기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면 저희가 얻는 시너지도 있어요.”(개코)


2011년. 다이나믹 듀오에게는 결혼과 군대라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터, 음악과 심경의 변화를 물었다.

“아이가 생기니까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똑같아요. 부양의 책임 때문에 음악에 타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음악을 만들진 않거든요. 앞으로도 그럴거고요. 달리진 점이 있다면 조금 많이 성실해졌죠.”(개코)

“전 세상을 보는 방법이 많이 달라졌어요. 한시적으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일이 2년 뒤에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 사실을 알고나니 많은 이들의 입장을 고려하고 존중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예전보다 전체를 보는 시각이 많이 부드러워졌죠. 이것이 가사에 많이 투영되는 것 같아요. 요즘엔 가사도 공격적으로 안써요.”(최자)

이쯤되면 최자에게 결혼 생각을 묻는 것이 인지상정.

“제 인생관에 아직 결혼은 없어요. 개코가 결혼해서 좋아보이지만 저는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요. 지금도 충분히 즐겁거든요.”(최자)

최근 ‘2012 아메바후드 콘서트’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공연에는 다이나믹듀오를 비롯 사이먼디, 프라이머리, 리듬파워 등 아메바 컬쳐 식구들이 함께 뜨거운 힙합 무대를 꾸몄다.

“콘서트 연습을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했어요. 공연을 소속사 식구들인 사이먼디, 프라이머리, 리듬파워와 함게 한 사실이 감격스러웠어요. 그리고 우리회사 레이블을 걸고서 많은 분들 앞에서 무대를 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최자)

무대 위의 유쾌한 개코와 최자의 모습은 인터뷰에서도 이어졌다. 10년 동안 동고동락한 내공 때문인지 인터뷰에서도 척척맞는 다이나믹 듀오의 호흡을 느끼며 이들이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도 같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야심찬(?) 포부를 들어봤다.

“4월에 콘서트가 있어요. 앞으로 회사에서 나올 음반들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도와주고 저희 앨범도 만들고요. 지금부터 틈틈이 시작해야죠.”(개코)

“70대까지 무대에 서려고요. 많은 가수들이 무대에서 프로듀서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작자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실버타운에서 만나요.”(최자)

유지윤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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