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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담빠담’ 이재우 “처음부터 다시하고 싶을 정도”(인터뷰)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극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은 저마다 아쉬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극이 전하는 아름다운 메시지를 향한 찬사는 물론 배우들의 호연, 눈길을 사로잡는 감각적인 영상미까지 삼박자의 조화를 이룬 몇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종영에 대한 아쉬움이 누구보다 큰 또 사람. 바로 극중 자유로운 영혼, 한지민(지나 역)의 옛 연인으로 등장한 영철 역의 배우 이재우.

눈 내리던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드라마 마지막 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을 정도라니까요”라고 말문을 연다.

한지민과 같은 직업인 수의사로 나온 그는 “연애만 하자”는 올곧은 신념으로 살아온 자유주의자. 지나를 사랑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정우성(강칠 역)의 등장으로 서서히 질투심을 드러내며 극에 삼각 러브라인이라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영철이라는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극중에서 충분히 돋보이게 만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역량이 아직 부족한거죠.(웃음)”


아쉬움이 또 한 가득. 다른 한편으로 ‘영철’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보였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전해지지 못했을 영철이의 삶을 걱정하기도 했다.

“영철만의 역사 속에 숨겨진 성격들이 덜 부각돼 시청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마냥 아쉽기만 합니다. 경험 부족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영철의 대사 위주로 연기를 했어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죠. 그러다 시간이 좀 흐르고 스토리를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니까 아쉬운 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영철을 보내며 그는 배우로서 한 걸음 성장했다. 깨달은 바가 크다는 말이다. 어쩌면 아쉽다는 이번 드라마를 통한 배움이 깊다는 말로 대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품에 앞서 초반 캐릭터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보다 훨씬 편해진 것도 사실이에요. 그리고 작품에 집중을 하다보니까 점점 ‘영철’이가 돼 가는 기분도 들었고요. 연기를 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극중 인물의 말과 기분, 생각을 시청자들에게 대신 전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주로 한지민, 장항선과의 연기 호흡을 맞췄다. “한지민과 70%정도 촬영 중”이라며 “상대배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해져야 연기에서도 묻어난다는 것을 알지만,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이후 이재우가 아닌 영철의 옷을 입은 그는 상대 배우도 편해졌고 연기 역시 이에 상응했다.

“정우성은 강칠로 보이고 한지민은 지나로 보이니까, 일상인 것만 같아 편해지더라고요”



그렇다고 이재우가 연기 초보인 신인은 아니다. 지난 2008년 KBS 공채 연기자 출신인 그는 합격 후 1년 동안 일일극, 대하사극에서 비중은 약하지만 온몸으로 연기를 익혔다. 대학교에서 요리를 전공한 그가 연기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공채를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았죠. 처음부터 스타가 되겠다라기 보다, 하나하나 배워가자는 생각이었으니까요. ‘빠담빠담’의 영철을 기다리기까지 약간은 지루한 시간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심하던 중 나타난 ‘빠담빠담’이다. 영철이를 손에 안은 그 순간을 떠올리던 그는 여전히 그날의 감동이 남아있는지 함박웃음이다.

“처음 ‘빠담빠담’ 제안을 받고 굉장히 기뻤어요. 좋은날에 혼자서 맥주와 치킨을 먹거든요. 그날 역시 맥주에 치킨을 먹었습니다(웃음)”

‘치맥’으로 자축 파티를 만끽, 기쁨을 누렸던 이재우. 하지만 첫 촬영까지 ‘마냥 좋음’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첫 촬영날은 떨었던 기억밖에 없어요. 기억 역시 연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독님의 오케이 소리, 한지민씨와 사진을 찍었던 것 등 단편적인 것밖에 기억아 나지 않을 정도니까요. 어후”

그의 작은 탄식에서 당시의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하지만 이내 “어제 백화점에 갔는데 아주머니들이 알아보시고 사인을 요청하시더라”며 미소 짓는다. 아직은 대중들의 관심과 시선이 신기하고 감사하기만 하다.

아쉬움은 어떤 일에서나 남기 마련이고 이제는 정말 영철을 보내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지난 7일을 끝으로 ‘빠담빠담’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남게됐다.

“드라마가 끝났으니 여행을 가고 싶어요. 가까운 제주도라도.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한 번 대본을 보고 또 모니터 하면서 천천히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아무래도 한동안 이재우는 영철과 함께해야 할 것 같다. 어떤 때보다 기뻤고, 운명의 순간에 찾아온 ‘기적’ 같은 작품이라 애착이 큰 만큼 쉽사리 마음에서 떠날 것 같지는 않다.

영철을 보내는 순간, 배우 이재우의 연기 인생에도 봄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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