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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核테러 방지 전환점이 될 서울핵안보회의
최근 개봉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4’, 조지 클루니 주연의 ‘피스메이커’, 인기 미국드라마 ‘24’는 모두 미국의 대도시를 겨냥한 핵테러를 소재로 한다. 이 작품들은 결국 핵테러 시도가 용감무쌍한 주인공에 의해 깔끔하게 진압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현실에서라면 어떨까. 영화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사실 그 누구도 쉬 장담할 수 없다. 실제에선 초현실적 영웅이 드물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나 지난해 9월 서울 한 지역의 아스팔트에서 다량의 세슘이, 그리고 최근 부산에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보도는 핵테러를 포함해 실생활에서 방사능 피폭에 대한 우려가 남의 일이거나 영화의 소재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다.

핵물질·방사성 물질은 군사용뿐 아니라 민수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고농축 우라늄은 연구 및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원자로에, 저농축 우라늄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된다. 방사성 물질은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핵물질에 비해 관리가 소흘하다. 또 핵물질이나 방사성물질의 방호상황은 테러집단들의 핵물질 취득 시도에 여전히 매우 취약하다. 영화만큼이나 극적이었던 9·11 테러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테러라면 그 어떤 것도 실제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테러는 소위 ‘반송주소가 없는 우편물’에 비유된다. 대응공격을 하려해도 소재추적이 어려워 전통적인 핵억제 개념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핵·방사성 물질은 매년 약 200건 정도가 분실·도난·불법거래되고 그중 60%는 회수되지 않는다.

핵테러나 방사능테러는 생명과 건강, 생활의 터전을 직접 위협하는 우리 삶과 직결된 것으로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대항해야 할 현시대의 가장 도전적인 글로벌 안보위협이다. 2004년 유엔안보리는 비국가행위자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취득, 이전을 막는 구속력있는 결의 1540을 채택했다. 평화에 대한 위협·파괴·침략행위에 관한 유엔 헌장 7장을 원용한 것이다. 작년 12월 우리 국회가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핵테러방지협약과 핵물질 시설의 물리적방호협약을 비준한 것은 핵테러에 대한 초당적 대처의 좋은 예다. 핵테러를 다루는 핵안보정상회의는 특정이슈에 뜻을 같이하는 국가 정상들이 직접 해결에 나서는 선택적ㆍ맞춤형 다자정상회의다.

오는 3월 열리는 서울정상회의에서는 2010년 워싱턴 정상회의 이후 성과를 평가하고, ‘서울 쿄뮤니케’ 채택을 통해 핵물질 방호강화 및 최소화 등 구체적인 주요 핵안보 과제들을 합의할 것이다. 또한 각국이 개별적으로 취할 구체 공약도 발표된다. 이를 통해 국제 핵안보 체제가 업그레이드되고, 5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핵테러의 심각성을 공유하며, 궁극적으로 핵테러로부터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다. 한편, 최근 미국의 핵위협이니셔티브(NTI)가 발표한 각국의 핵물질안보지수에서 북한은 최하위를 차지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에 온 각국의 정상들은 북핵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할 문제임을 생생하게 느끼고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한충희 서울핵안보정상회의 대변인 겸 부교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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