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민 서울대 교수(동양화과)가 19일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선임됨으로써 국내 3대(大) 국공립 뮤지엄(museum)의 수장이 모두 여성 전문가로 채워졌다. 그야말로 여성 천하인 셈이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에 김영나 서울대 교수가 선임된 데 이어, 올 들어 서울시립미술관장에 김홍희 씨(미술평론가, 전 경기도미술관장)가 임명됐고, 19일 정형민 교수가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됨으로써 국내의 주요 미술관 박물관은 모두 여성이 이끌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장관은 정형민 교수(서울대미술관장)를 제17대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임명했다. 지난해 11월 배순훈 관장의 사퇴로 공모가 시행된 국립현대미술관장직에는 모두 10명의 미술계 인사가 지원해 치열한 경합을 이뤘다. 10명의 지원자 중 최종후보로 3명의 인사가 올랐고, 이 가운데 여성인 정형민 교수가 낙점됐다.
정형민 신임 관장은 미국 웨슬리대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하고, 미시간대에서 석사(동양미술사), 컬럼비아대에서 박사(동양미술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난 2006년부터 서울대미술관장직을 수행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정형민 교수가 서울대미술관의 개관 당시부터 7년째 관장직을 수행해 앞으로 경복궁 앞에 개관할 ‘국립서울미술관 ULL(울)’ 개관작업 등을 주도할 적임자로 평가돼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정형민 신임 관장은 “앞으로 국민들에게 미술이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미술관을 이끌겠다”며 “특히 도심 미술관인 ‘서울국립미술관 ULL(울)’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대 국공립 미술관장직을 모두 여성이 휩쓸고 있는 것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여성전문가들이 미술계에 워낙 많이 포진해 있는데다,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술 관계자는 "바로 직전까지도 남성들이 세 자리 모두를 이끌 때는 ‘남풍(男風)’이라 하지않다가, 여성 3명이 수장에 오르자 이를 따가운 눈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논점은 이들 여성전문가가 과연 자신들의 역량을 얼마나 잘 발휘해, 박물관 미술관을 효율적으로 이끄는지의 여부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