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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레인’정진영, 어디로 갔는지 답하다
KBS 월화극 ‘브레인’에서 복잡한 내면을 지닌 신경외과 전문의 김상철 교수를 잘 표현해낸 정진영은 마지막회에 “이강훈이, 나 붙들고 시간낭비하지 말고 밀린 수술이나 잘해”라는 메모만을 남기고 종적을 감춰버렸다. 시청자들은 김상철 교수가 홀연히 사라졌다는 의미에 대해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정진영이 자신의 해석을 내놨다.

정진영은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김상철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김상철이 떠난 것은 눈이 멀어서도 아니고 자신의 죄에 대한 반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눈이 멀어 더 이상 의사를 할 수도 없게 됐지만 자신의 죄(그는 20년전 이강훈 교수 아버지를 수술하다 의료사고를 낸 후 이 사실을 덮은 채 인술을 펼쳐왔다)를 일부러 기억에서 지울 정도로 끔찍했던 그 기억이 되살아난 이상 자신이 이 공간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다. 강훈이에게 힘을 빼지 않게 해야하는 것도 있고...”라고 해석했다.

정진영은 “이건 약간 확대해석일 수도 있는데, 우리 사회에는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과거사, 원죄들이 있지 않은가. 김상철은 그런 과거를 지닌 인물중 한 명으로 그가 택한 과거 청산방식이다”면서 “김상철이 죽었다, 안죽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가 욕망의 공간인 병원에서 떠났다는 게 중요하다. 그건 ‘브레인’의 주제의식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진영은 “(김상철이 사라진 건) 해탈까지는 아니지만, 도피일 수도 있다. 문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은 모두 놔두고 자신만 떠났다. 자신에 대한 징벌은 스스로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본다”면서 “과거사 치유에 대한 정면도전은 아니고 슬쩍 던지는 문제제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죄를 지은 사람은 반성은 해야 한다. 그냥 지나가는 것, 기억이 안난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브레인’의 멘토-멘티 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는 “김상철 이강훈은 멘토-멘티 관계다. 멘토는 멘티보다 잘나서도 아니고, 멘티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멘티에게 끊임없이 자극받아 새로워지는 게 멘토다”면서 “김상철은 강훈에게서 자극받아 잃어버렸던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성찰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브레인’은 뇌를 통해 인간의 마음의 근원을 들여다보는 드라마였다. 드라마 자체의 무게감과 난해함이 있었는데 작가가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잘 밀고나간 것 같다. 결말도 그에 걸맞는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한편, 17일 종영한 ‘브레인’에서 김상철 교수는 줄곧 인술을 펼치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광기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다가 뇌종양 수술후 세상을 통달하고 관조한듯한 인물이 됐다. 정진영은 이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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