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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팬택의 영원한 CEO 박병엽, 그의 혁신은 ing
추운 겨울 전화를 받기 위해 꼈던 장갑을 빼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맨손으로 화면을 터치해 전화를 받는 사이 ‘베가LTE’ 사용자는 장갑을 낀 채로 자연스레 손짓을 한다. 베가LTE의 동작인식 기능으로 전화가 바로 수신된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카피, ‘혁신이란 이런 것이다’

팬택이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전인 지난 10월에 나온 이 같은 카피는 누구보다 자신감이 높았던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시장과 소비자에 고(告)하는 소리였다. 제품을 출시할 때 기술을 재해석해 타사에 없는 소비자 가치를 반드시 하나 이상은 창조한다는 팬택 철학대로 이를 100% 반영한 제품이 나왔기 때문. 실제 세계 최초로 전면 카메라가 사람 동작을 인식하는 모션인식 기능으로 화면에 손을 접촉하지 않고도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또 모션만으로 전자책의 책장과 사진첩의 사진을 넘기고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역시 ‘팬택’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이처럼 혁신을 첨병으로 내세워 스마트폰에 올인한 박 부회장의집념은 실적과 성과로 이어졌다. 2010년 팬택의 국내외 스마트폰 판매량은 98만대에서 지난해 630만대로 6배 이상 성장했다. 안드로이드 OS를 공급하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박 부회장과 1대 1로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속도를 두고 연신 “서프라이즈(Surprise)”를 외쳤다는 후문이다.

이는 채권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격 사의’라는 벼랑끝 전술까지 쓰며 강수를 뒀던 박 부회장에 채권단은 되레 ‘워크아웃 졸업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5년 만에 팬택의 짐을 덜어 준 채권단도 ‘박병엽 없는 팬택’을 부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팬택 없이는, 휴대전화 없이는 못사는 박 부회장은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해 2012년 팬택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올해 목표는 스마트폰 1300만대 판매, 매출 4조원 달성이다. 지난해보다 매출 30% 늘어난 규모다. 갤럭시S3, 아이폰5 등 으리으리한 경쟁제품에는 박병엽표 혁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박 부회장은 신년 인사에서 “수익 중심사고, 낭비요소 제거, 사전 품질확보, 성장동력 확보라는 네 가지 추진과제를 바탕으로 내실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 CEO들이 CES를 둘러보는 사이 박 부회장은 상암동 사무실을 지키며 뭔가에 골몰하고 있다.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상암발(發) 혁신 만들기에 24시간을 쏟아붇고 있는 것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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