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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펙트게임’ 제작사 장원석 대표, ‘열정과 투혼 빛난 인간미 通했다’
‘퍼펙트 게임’의 투혼이 빛나는 연말이었다. 국내외 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에 흥행경쟁의 불꽃이 튀는 요즘 ‘퍼펙트 게임’은 배우들의 열연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의 경쟁으로 대작들도 주춤했고, 다양한 유통창구를 통해 많은 이야기들이 ‘퍼펙트 게임’에 집중됐다.

이슈데일리는 신년을 맞아 ‘퍼펙트 게임’의 제작사 장원석 대표를 만나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묻고 그의 새로운 희망을 들어봤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퍼펙트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 ‘퍼펙트 게임’의 시나리오를 받게 된 건 비스티보이즈를 통해 절친이 된 배우 마동석씨로부터였죠. 그는 저에게 ‘좋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제작을 몰라서 그러니 한번 봐달라’고 말했어요. 우선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어요. 이런 이야기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야구라는 경기 이면에 담겨있는 선수들의 노력이 감동적이었으며, 시나리오를 읽으며 울었어요. 이런 시나리오를 만날 수 있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전부터 작고하신 최동원, 선동렬 감독님을 존경하고 있었어요.”


- ‘퍼펙트 게임’에 담겨 있는 진정성과 열정에 대해 정리하자면?

“두 분은 사실 천재가 아니었어요. 다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을 뿐이죠. 선 감독은 투수시절 최고가 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어요. 최 감독 또한 책임감 강한 연습벌레로 유명했죠. ‘퍼펙트 게임’은 바로 스포츠선수의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에요. 투수에게 15회 완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가능한 일이죠. 혹사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당시의 시스템이 그랬어요. ‘퍼펙트 게임’에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정신에 감동의 코드가 담겨있죠. 저는 이번 영화를 통해 ‘나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았는가’라고 자문해보기도 했어요. 이어 관객들에게 ‘퍼펙트 게임’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세상에 울림을 주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죠.”

-지식경제부 장관도 ‘퍼펙트 게임’을 보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열정을 찾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지?

“시사회 때 이회창 총재도 참석하셨어요. 총재께서는 원래 야구 마니아셨고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영화가 좋았다’고 말씀해주셨죠. 또 이날 최동원 감독의 유가족들도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심지어 최 감독의 어머니께서는 스크린 안에서 열연하는 조승우를 보며 ‘어릴 적 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고 덧붙여 주시기도 했죠. 최 감독 조카들 역시 말로만 들었던 큰 아버지의 삶을 보고나서 많은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또한 배우 공효진씨는 ‘천만관객의 영화다’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하정우씨도 ‘국가대표’처럼 진정성이 담긴 영화라고 극찬을 했죠.”

-박희곤 감독에게 ‘퍼펙트 게임’은 ‘인사동 스캔들’ 이어 2번째 영화다. 감독이 말하는 ‘퍼펙트게임’은 어떤지?

“한마디로 최동원 감독님에 대한 헌정과 선동렬 감독님에 대한 응원이죠. 뜨거웠던 87년이었어요. 갈등의 순간 극점에 두선수가 온몸을 불사르며 화합을 이끌어내는 이야기이며, 진심을 다하면 주변에 부수적인 장애물들은 사라지게 된다는 메시지도 담아냈어요.”



- 제작과정은 어땠는지?

“박희곤 감독이 3년 동안 조사 작업을 했어요. 영화의 진정성은 그곳에서 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박 감독은 초등학교 때 야구를 했고 공교롭게도 어릴 때 최동원 감독님의 지도까지 받은 적이 있어요. 박 감독은 자리에 누워계시던 최 감독을 뵙고 자신을 기억하시냐고 물어보며 눈물을 흘렸죠. 바로 이 영화는 오래된 기억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어요.”

-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데?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나온 결과에서 연기부분은 만점에 육박했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이 정말 좋았어요. 조승우씨가 금테안경과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 관계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했죠. 최 감독이 빙의된 듯 했거든요. 이미 그는 영화촬영 이전부터 마인드 세팅을 끝낸 것 같았어요. 더욱 놀라운 건 양동근씨는 ‘퍼펙트 게임’ 촬영 이전에 공을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동렬 감독님의 투구 폼을 따라 하기 위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어요. 배우들에게는 빠른 습득력이 있는 것을 이번 기회에 다시 깨닫게 됐죠. 배역을 소화해야 한다는 강한 욕구가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 같아요.”

- 영화처럼 김용철 감독과 최동원 감독이 원래 그렇게 앙숙이었는지?

“아니에요. 사실 김용철 감독님이 최동원 감독님보다 1년 선배죠. 실제로는 영화처럼 그런 관계가 아니었어요. 김 감독은 설정에 대해 이해해주시며 동의서까지 써주셨죠. 또 김응룡 감독님께서는 구두로 동의해 주셨어요. 야구 골수팬들이나 관객들 일부가 영화와 사실이 다른 요소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어요. 사실 시나리오의 초고는 사실과 같았죠. 그런데 야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퍼펙트 게임’의 메시지가 전달될까라는 고민에 맞닥뜨리게 됐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졌고 그래서 드라마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죠.”

- 실제 재연에도 특히 신경을 쓴 듯한데?

“네 그래요. 당시의 시대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애썼죠. 예를 들자면, 조승우가 열연한 최동원 감독님의 고등학교 시절 장면은 실제 모교인 경남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진행하기도 했죠.”

- 선동렬 감독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적인 지원에 대한 내용과 스카웃 에피소드 등은 빠진 듯한데?

“사실 유년시절의 선동렬 감독님에 대한 부분과 최동원 감독님에 대한 에피소드들 중에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배제한 부분이 있어요. 최정원씨도 최동원 감독과 선동렬 감독의 맞대결과 다른 취재기자만의 애환이 담긴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편집돼 안타깝게 생각해요.”



- 여성관객이 더 늘어나야 할 것 같은데?

“네 맞아요. 근데 ‘퍼펙트 게임’은 지난주부터 터닝 포인트를 지나고 있어요. 야구영화라는 선입견이 있는 상황이죠. 또 연말에 블록버스터급 영화들과의 경쟁이 쉽진 않아요. 여성관객들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도 평점이 더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어요. 현재 남성관객과 여성관객의 비율은 5:5에 가까워 지고 있어요. 고무적이죠.”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퍼펙트 게임’이 개봉하기 전에 최동원 감독님이 작고하셨어요. 촬영 중에도 최 감독께서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소식을 접하고 많이 슬펐죠. 그분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책임감을 느끼며 요즘 일하고 있어요. ‘퍼펙트 게임’이 많은 예산을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믿고 있어요. 또 이렇게 좋은 영화를 좀 더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현실도 안타까워요. 사실 현재 관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스크린은 점점 줄어들고 있거든요.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에 대해 기회도 주지 않는다는 현실에 슬프고, 이런 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도 한국영화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에요.”


홍수연 이슈팀 기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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