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의사상자’인정
아시아나항공 747 기장인 김재철(59·사진) 씨는 지난 10월 26일 안양천과 한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한강 둔치 부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우연하게 한 여인이 한강다리 난간에서 강으로 떨어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목격했고, 근처에 있던 사람이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는 것을 봤다. 여인을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구명튜브 등을 찾았으나 마땅한 장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여인은 물결에 계속 떠내려갔다.
그는, 이틀 뒤에 장거리 LA 운항이 있음을 고려할 때 구조하는 것이 무리였으나, 더는 시간이 경과되면 여인의 생명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구조하기로 마음먹고 8ｍ 높이의 다리에서 눈을 질끈 감은 채 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그가 떨어진 곳은 1ｍ가 채 안 되는 수심이었다. 그의 양다리는 커다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리에 커다란 고통이 느껴졌지만, 여인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가까스로 여인의 자세를 바로잡아 물에서 약 20ｍ 떨어진 안양천변으로 조금씩 이동, 여인을 구해낼 수 있었다.
김 씨는 이번 사건으로 오른쪽 발에 골절상을 입었고, 전치 8주 진단을 받아 지난 13일 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LA 출항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이 같은 의로운 행동으로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제5차 의사상자 심사위원회’에서 의사상자로 인정됐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