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비치기만 해도 단숨에 ‘It 플레이스’로…
영진위 경제효과 리포트서울서 찍은 영화 ‘헬로…’로
방한 泰관광객수 무려 36.5%나 급증
서울시 영화촬영 지원만 50편 달해
7억으로 60억 직접지출 효과
취업·생산 등 부가이익도
지난해 10월 태국에선 한국에서 촬영된 영화 ‘헬로 스트레인저’(현지 개봉명 ‘꾸언믄호’)가 개봉해 역대 자국영화 흥행 4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헬로 스트레인저’는 한국으로 관광을 온 태국 청년이 서울에서 고국의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95% 이상이 서울에서 촬영됐다. 서울 남대문, 명동, 남산, 홍대앞, 덕수궁, 경복궁, 춘천 남이섬까지 주요 관광지가 마치 한국여행 홍보영상처럼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 영화의 공동제작사이기도 한 한-태교류센터에선 주요 촬영지를 돌아보는 ‘꾸언믄호 한국 따라잡기’라는 여행상품을 마련했다. 이 관광 패키지로 한국을 찾은 태국인만 개봉 후 2개월 만에 4000명이 넘었고, 비슷한 종류의 여행상품이 잇따라 만들어지면서 2010년 태국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36.5% 늘어난 26만명을 기록했다.
‘ 헬로 스트레인저’ |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영화인 ‘스파이더맨1’의 경우 한국 기업 삼성의 로고가 4번 정도 노출되는데, 단순 광고 대체효과만도 25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비디오, DVD 등 출시까지 고려하면 광고효과가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PPL(product placement,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특정 기업의 브랜드나 상품을 노출시키는 간접광고 기법)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경우 총제작비 1억달러 중 4분의 1인 2500만달러가 기업들이 PPL로 투자한 금액이었다는 것은 ‘고전적인’ 사례에 속한다. 최근엔 국내 각 지방자치단체도 TV, 영화 등 대중 문화콘텐츠 등을 통한 PPL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주요한 수단은 촬영 유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펴낸 ‘지역 영상위원회 경제효과 평가모델 연구’에 따르면 서울, 부산, 경기, 경남, 인천, 전주, 청풍(충북) 등 각 지자체 영상위원회가 최근 1~2년간 국내 TV 드라마와 영화 촬영 유치 및 지원을 통해 최소 약 1200억원의 광고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제주와 대전을 더한 9개 지역 영상위원회는 총 22억6500만원의 예산을 촬영에 지원해 338억6300만원의 직접지출효과를 얻고, 547억6300만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59명의 취업유발효과, 315억2200만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저씨’ |
1200억
스크린 통한 연간 광고효과
547억
9개 지역 생산유발효과
659명
9개 지역 취업유발효과
아직 국내에는 정확한 관련 연구와 통계를 위한 데이터, 분석도구가 마련되지 않아 전수조사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각 지역 영상위의 로케이션 지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촬영 유치 및 지원에 가장 많은 예산을 쓴 곳은 서울로 7억원의 예산을 ‘황해’ ‘헬로 스트레인저’ ‘아저씨’ ‘해결사’ ‘부당거래’ 등 영화 50여편과 ‘아테나: 전쟁의 여신’ ‘히어로’ 등 TV 드라마 11편, 각종 예능ㆍ 교양 프로그램에 지원해 60억원의 직접지출효과를 얻었다. 촬영팀이 경기지역에서 먹고 자고 쓰고 간 제작비가 60억원 이상이라는 말이다. 이는 96억원의 생산유발, 104명의 취업유발, 57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를 낳았다.
TV드라마나 영화에 각 도시와 지역이 노출된 빈도와 시간 등을 광고로 환산할 경우 각 지자체 영상위원회는 총 474억여원의 ‘광고매체 대체효과’를 거두었다. 공간의 인지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광고효과는 1174억여원에 이르렀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