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은행들(국내은행과 외국계 지점 포함)이 차입한 유럽계 자금이 전체의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위기가 프랑스와 독일로 확산될 경우 국내은행에서 외화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24개국에 대한 우리나라 은행들의 외화부채(익스포저)의 지역별 비중에서 유럽이 전체(3494억6700만달러)의 53.6%(1872억5800만달러)를 차지했다.
영국이 1004억8000만달러인 것을 비롯해 프랑스 325억8900만달러, 독일 199억5000만 달러, 스위스 178억6000만 달러, 네덜란드119억 5400만 달러 순으로 우리 은행들의 외화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때문에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강등조치를 받은 유럽 금융기관들이 해외지점의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경우 대규모 자금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오스트리아가 최근 동유럽 지역에 대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위기국가 뿐 아니라 신용등급 ‘AAA’ 국가도 자국의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해외 유동성 긴축에 나설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지만 유럽 재정위기 심각해지면 유럽계 은행들이 자금을 일시에 빼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화차입선을 다변화하고 적정 외화유동성 비율 유지를 위한 기업과 금융기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