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죽을 쑤던 삼성그룹주 펀드가 최근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힘입어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 모처럼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됐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 펀드의 최근 1주 평균 수익률이 2.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늘상 수익률에서 뒤져왔던 기타그룹주도 따라잡았다. 기타그룹주는 최근 1주 평균 1.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 자산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증시 호조가 수익률 반등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신고가 경신과 함께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던 소위 ‘잘 나가는’ 펀드였다. 그러나 올초 삼성전자의 D램가격 급락세와 미국 경기 부진에 다른 글로벌 IT 수요 부진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수익률이 급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연초이후 삼성그룹주 펀드 전체의 평균 수익률은 -15.8%다. 그 중 그나마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역시 마이너스 성적표(-7.58%)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틈타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한 기타 그룹주 펀드들이 올해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범현대가 상장사에 투자하는 현대그룹주 펀드는 비교적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그 중 ‘대신GIANT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형투자신탁[주식]’ 상품은 연초 이후 전체 그룹주 펀드 중 가장 두드러진 수익률(17.52%)을 보였다.

삼성그룹주가 현대그룹주로부터 굴욕 아닌 굴욕을 당해왔기 때문에 연말 설욕전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워낙 그동안의 성적이 부진했고, IT업종 특성상 글로벌 경기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단순한 기대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펀드전문) 임세찬 연구원은 “연말에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이 삼성전자주를 매수하고 있고, 대형주들도 자체 관리에 들어가 계절적으로는 수익률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여전히 미국ㆍ유럽의 상황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안정적이라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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