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의 편의를 위해 1인실 위주로 운영하던 산부인과에 대해 수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안철상 수석부장판사)는 산부인과 원장 김모씨가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복지부는 김씨가 제주도에서 운영하던 산부인과가 상급병상(5인실 이하)만 설치하고 환자에게 6만∼7만원씩 비용을 부당하게 징수했다며 올해 5월 과징금 3억4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김씨는 “산모가 모유 수유와 산후조리를 이유로 1인실을 선호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과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헌법이 국가의 모성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출산율 저하가 사회문제인 현실을 고려하면 산모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행정부의 재량을 행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제한 뒤 “부당징수액의 5배 과징금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산부에게는 회복을 위해 최대한 편안하고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며 “김씨 병원과 같이 분만 위주의 산부인과로서는 산모들의 1인실 선호 경향을 맞춰줘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연주 기자 @juhalo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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