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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 그들이 ‘모태솔로’일 수밖에 없는 이유
‘모태솔로’들이 왔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쑥맥들, 서로의 달달한 마음을 전하는 11월11일 빼빼로데이는 ‘농업인의 날’이라고 굳게 믿는 우직한 청년들, ‘연애가 웬 말이냐’며 심지어 이성과는 대화도 못하는 데다 평생 소원이 남자친구와 싸워보는 것이라는 이 소극적인 군상이 ‘짝’을 찾았다. 애정촌 17기 이른바 ‘모태솔로’ 특집이다.

SBS ‘짝’에서는 30일 방송을 통해 단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모태솔로’들이 한데 모였다. 연애경험이 전무한 12명의 싱글들이 자신들의 짝을 찾아나서기 위한 모험이 시작된 것이다.

‘연애의 달인’들 못지 않게 힘든 방송이었다. 지나치게 소극적인 탓에 서로의 대화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몰랐고, 구구한 사연을 안고 있는 탓에 마음 열기가 쉽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것인지 몰랐고, 상대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는 연애하수들, 엇갈린 상황만 반복되는 안타까운 이날 방송은 모태솔로가 왜 모태솔로일 수밖에 없는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시작은 괜찮았다. 도시락 선택 과정에서 여느 때와 같이 킹카는 탄생한 것. 4만평의 대지를 거느린 농촌총각 남자1호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그는 여자 1호, 여자4호, 여자5호, 여자7호 등 모두 4명의 선택을 동시에 받았다.

처음 받아보는 관심에 남자1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정작 심사과정은 힘겨웠다. 이성과의 자리가 어색하니 당연히 침묵의 연속이었다. 작업의 달인들이 봤더라면 가슴을 치며 답답해할 만한 상황들이 연출된 것이다. 말 한 마디 뱉어내는 데에 머릿속으로 수만가지 생각을 하는 듯 한 마디 대화 이어가기가 함흥차사였다.

남자1호가 어색한 기쁨을 맛보고 있을 때, 짝사랑 전문가인 남자4호는 이 상황을 견디다 못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엇갈린 상황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남자1호를 선택하지 않은 여자6호는 남자3호와 도시락을 먹게 됐다. 아무리 연애에 서툰 이들이라도 서로에 대한 관심만큼은 숨길 수 없는 법, 이들의 만남이 그러했다. 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공부한 남자3호는 섬유근육통증후군으로 10년간 치료에만 전념해왔다. 오랜 시간 치료에만 몰두하다 보니 늘 시간이 모자랐고 나는 새처럼 지나가는 그 시간들이 아까웠다. 그러니 매순가 ‘최선을 다하자’ 마음이었다. 모태솔로의 무모한 적극성. 남자3호는 여자6호에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했으나 그 모습이 여자6호에겐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엇갈렸다. 남자2호는 처음에는 여자4호에게 마음을 뒀으나 이내 여자6호로 마음을 돌렸다. 그런 남자2호의 모습을 신뢰할 수 없던 여자6호는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여자5호는 도시락을 함께 먹은 농촌총각 남자1호에게 마음을 표현했지만 이 역시도 불발이었다. 눈물의 주인공 남자4호는 여자7호를 선택했지만 커플이 되지는 못했고, 남자3호와 여자1호, 여자4호와 남자5호는 선택조차 하지 않았다.

‘모태솔로’ 특집이 방송을 마치자 연애 좀 해봤다는 시청자들은 저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어제 짝을 보고 모태솔로는 정말 죽을때까지 솔로인건가 생각하게 됐다(@jhlo****)”, “‘짝 모태솔로특집’이라. 어색함, 지나친 순수함, 철벽방어. 평소 짝짓기 프로그램에 까칠한 나지만 참고용으로 라도 한번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jinh***)”, “원래 ‘짝’ 안보는데 .. 모태솔로 특집 0커플 탄생이라니 시청자도 울고 출연자도 울고(@real****)”라는 의견들이 그것이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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