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규하 전 대통령이 약 30년간 거주한 서교동 가옥 내부가 거주 당시 모습으로 복원된다.
서울시는 등록문화재 제413호로 지정된 최규하 대통령 가옥(마포구 서교동 467-5)의 부엌, 안방, 보일러실, 부엌살림 창고 등을 재현하기 위해 용역 공고를 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는 공사비 2억3400만원을 들여 내년 2월 안에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 주택은 지하1층 94㎡, 1층 142㎡, 2층 94㎡ 등 총면적 330㎡, 지하 1층 지상 2층의 단독주택으로, 대통령이 외무부 장관 퇴임 후인 1972년 건축돼 1976년 국무총리로 임명돼 삼청동 공관으로 이주할 때까지 3년, 1980년 8월 대통령직 사임 이후부터 2006년 서거할 때까지 26년 등 약 30년을 거주한 곳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가옥의 특징은 대통령 내외가 안방, 부엌, 보일러실 등을 갖춰놓고 매우 빈번하게 사용하던 지하 공간이다. 지하에는 특이하게도 안방, 부엌, 창고, 보일러실 등이 갖춰져 있다. 1층 부엌은 손님용 차와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는 장소였고, 지하 부엌은 실제 부엌으로 쓰여졌다. 영부인이 이곳에서 식사를 준비하면 대통령은 상을 펴놓고 콩자반, 멸치볶음, 꽁치구이 등을 주로 즐겨 먹었고, 라면을 후식으로는 즐겼다고 전해진다.
서울시는 지하 공간을 대통령 거주 당시 모습으로 재현해 전시하고, 1층의 거실과 부엌, 안방, 영부인방, 2층의 서재, 자녀방, 거실 등도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이다.
가옥 내부에는 근대 생활사관을 방불케할 정도로 다양한 유품이 수백 점 보존돼 있다.
재봉틀, 연탄화덕 등 유물 11점, 임명장이나 액자 등 전시 유물 23점이 지하에 전시되고, 1층 안방 유물 96점, 1층 응접실 유물 93점, 1층 거실 및 부엌 유물 75점, 1층 영부인방 유물 11점, 2층 서재 자녀방 거실 유물 74점 등이 원형 그대로 그 자리에 전시된다.
대통령직 하야 때 페인트칠을 하고, 와병 중 침실 내부를 개조한 것을 제외하고 가옥은 내외부 모두 건립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가옥은 2008년 등록문화재가 됐으며, 서울시가 2009년 7월 유족으로부터 가옥을 매입했다. 서울시는 2010년 4월 정밀 안전진단을 한 뒤 지난 4월 가옥 외부를 거주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