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절반 지방대 출신 선발
산업은행이 대졸 신입행원의 절반을 지방대 출신자로 뽑았다. 고졸 신입행원 채용 때 도입한 지역할당제를 또 적용한 것이다. 강만수<사진> 산은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강조하는 학력파괴, 지역차별 폐지 인사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대졸신입행원 채용절차를 마치고 지방대 출신 50명을 포함한 100명의 최종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출신 대학별 합격자를 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이 각각 4~10명의 합격자를 냈고, 부산대 6명, 경북대 6명, 전남대 7명, 전북대 4명, 충남대 5명, 충북대 5명 등 지방명문대 출신이 비슷한 수 만큼 합격했다.
산은은 지난 2004년부터 지방대 출신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우대해왔다. 하지만 2004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 이곳에 둥지를 튼 지방대 출신은 올 한해 보다도 적은 49명에 불과했다. 그 만큼 지방대 출신의 입행은 ‘가뭄에 콩나듯’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 산은은 지역별로 신입행원 수를 안분하는 ‘지역할당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은은 지역할당제에 따라 올해 영남지역에서 25명, 충청·강원지역에서 13명, 호남·제주지역에서 12명을 선발했다.
이처럼 산은이 지방대 출신 채용을 확대한 것은 학력 및 지역차별 인사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외에도 중장기 영업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영화를 앞둔 산은은 수신 기반 확충을 위해 지역 조직을 확대하거나 신설할 예정이며 이곳에 현지 상고나 대학 출신자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지역전문가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앞서 강 행장은 지난 7월 신입행원 채용계획을 설명하면서 “서울 인력을 뽑아 지방에 보내면 사표를 내거나 서울로 복귀할 생각만 한다. 현지인력을 뽑아 쓰면 대출심사 같은 업무를 다른 지역 출신보다 훨씬 잘할 수 있고, 자연적으로 수신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지난 22일 고졸 출신 50명을 정규직 신입행원으로 채용하면서 지방소재 고교 출신을 25명(50%) 채용하고 지역할당제를 적용했다. 최종합격자는 서울ㆍ경기 25명, 영남 13명, 충청·강원 6명, 호남·제주 6명 등으로 분포됐다.
출신학교별로는 덕수고(덕수상고), 서울여상, 선린인터넷고(선린상고), 성동글로벌경영고(성동여상), 대구제일여상, 부산진여상, 대전여상 등이 각각 2~3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