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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달비용도 높은데…” 은행계 카드사는 왜 분사에 목매나?
최근 카드사의 외형확대 억제 등으로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한 은행계 카드사들의 ‘분사 바람’이 한풀 꺾였다. 

하지만 시기만 늦출뿐 우리금융지주, NH농협 등은 카드 분사라는 목표 자체는 버리지 않겠다는 자세다. 안정된 은행의 ‘우산’을 굳이 박차버리고 치열한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분사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29일 금융권 및 카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분사를 하면 공격적인 마케팅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분사 이전보다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 내부에 있을 때보다 유연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금조달이라는 측면에서는 은행에 소속되는 것이 유리하지만 카드사업은 자금조달보다 마케팅이 사업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크다. 특히 의사결정 속도 측면에서 거대한 은행조직에 내에 있는 것보다 빨라지기 때문에 마케팅의 유연성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부대사업 및 은행, 보험, 증권 등을 연계한 상품 개발에도 분사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태로 인해 은행으로 합병된 카드사들의 경우 점유율이 대체로 5% 이상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가 카드부문을 분사하려는 주 목적 중 하나도 답보 상태인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우리카드의 경우 올해 카드시장 점유율 7% 내외에 그치고 있다. 우리은행의 규모에 비해서는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이 내부적인 평가다.

이건희 경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업계 카드사는 다른 비은행 금융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결제기반 확보 및 발달한 고객 마케팅, 카드가맹점과의 섭외 및 확보 등을 통해 은행 내 카드사에 대항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가 분사이후 업계 2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하나SK카드가 모바일 부문에서 치고 나간 것도 분사를 하지 않았으면 이루기 어려운 성과였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왕 카드사업을 하려면 분사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지주사들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장점은 카드사간 과당 경쟁을 억제하려는 금융당국의 의지와는 배치된다. 우리금융지주가 내년초에 마무리하려던 카드 분사를 결국 미룬기로 한 것도 카드산업 경쟁 억제 분위기가 상당부문 작용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새로운 전업계 카드사가 탄생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남현 기자 /@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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