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회장 퇴임 시나리오땐
펀더멘털 훼손·주가하향 전망
유진기업 상한가와 대조적
하이마트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심상치 않다.
대주주인 유진기업과 하이마트 창업자 간 경영권 분쟁은 CEO(대표이사) 리스크를 부각시켜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가전 카테고리 킬러로 안정적인 영업에다 해외사업 확장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던 전문가들도 일제히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경영권 분쟁 소식이 전해진 24일 하이마트 주가는 장 초반에만 8% 넘게 폭락했다.
장 시작 직후 9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지면서 폭락세로 전환했다.
거래량도 장 시작 초반, 최근 일 주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의 배를 넘어서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종종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경영권 분쟁이 이번에는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두 기업이 지분 경쟁을 벌일 만한 실탄이 충분치 않다는 점과, 유진기업의 지분 확대가 콜옵션 인수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0’이라는 점 때문이다.
반면 유진기업과 하이마트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심지어 주가 하향 조정까지도 얘기할 정도이다. 그동안 하이마트에 주어졌던 CEO 프리미엄이 없어질 뿐 아니라, 유진이 유통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우전자 영업담당 이사 출신인 선종구 회장은 하이마트 내에선 신화적인 인물이다.
선 회장을 중심으로 팀워크가 짜여진 상태인데, 한마디로 CEO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유통업에 비전문가인 유진기업이 하이마트를 경영할 경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많다는 점도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이마트 주가의 폭락세와는 반대로 또 다른 당사자인 유진기업은 오히려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는 대조를 보였다.
이는 하이마트가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진이 하이마트를 손에 거머쥘 경우 탄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유진기업은 오는 30일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소집해 하이마트 창업주인 선종구 회장 대신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을 대표로 앉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이마트 측은 이에 대해 인수 당시의 약속과 다르다고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양사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30일 주주총회 때 지분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