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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시티 물량 쏟아지는데 SI기업 ‘불편한 속내’ 왜?
최저가 낙찰제 계약 방식

낮은 수익성 ‘제살깎기’



건설경기 침체로 한동안 뜸했던 유시티(U-City) 물량이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을 타고 다시 쏟아질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SI(시스템 통합)기업들에 있어서 유시티 사업은 ‘계륵’이 되고 있다.

요즘처럼 먹을거리 찾기에 나선 시점에 호재이면서도 장기적 관점으로 회사의 지경을 넓히는 역할을 하지만, 점점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LH공사에 따르면 세종시 유시티 통합 구축 사업이 총 5차례로 나뉜 가운데, 1단계 2차 사업(1130만㎡)이 내년부터 발주될 예정이다. 앞서 1차 사업(975만㎡)은 DB정보통신과 LG CNS가 계약을 따냈다.

이와 함께 11개 혁신도시 유시티 사업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발주물량으로 나올 예정이다. 

내년부터 유시티 사업이 재개되지만 SI기업들은 수익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사진은 판교 유시티(U-City) 상황실.

이에 따라 건설 불황으로 판교와 광교 이후 잠잠했던 유시티 물량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SI기업들의 수주전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유시티 사업은 해당 도시 전체의 교육ㆍ주거ㆍ업무ㆍ행정 등을 하나의 통신망으로 묶는 프로젝트여서 이를 수주하는 기업은 남들과 차별화되는 자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S사 관계자는 “유시티는 아예 도시를 통째로 만드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를 한 번 해봤다는 것은 무시 못할 경험이다, 이를 통해 향후 SI 수출 경쟁력으로도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업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가운 편이다. 원론적으로는 유시티 사업을 수주하면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지만 실상은 제 살 깎기가 되기 때문이다. 바로 최저가 낙찰제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되기 때문이다.

판교 때만 해도 협상에 의해 계약을 했지만 세종시부터는 기술제안서 평가에서 85점 이상을 받은 기업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기업이 수주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1단계 1차 사업의 애초 규모는 320억원이었지만 실제 낙찰금액은 159억원에 불과했다. 수주를 하더라도 전체의 절반도 못 가져가는 셈이다. 때문에 겉으로는 기회가 있으면 얼마든지 유시티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하지만 내심 최저가 낙찰이 부담스러운 게 SI기업들의 솔직한 속내다.

여기에 얼마 전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공생 발전형 소프트웨어 정책에 따라 대기업들(연매출 8000억원 이상)의 공공 SI 시장 진출이 전면 금지되기 전까지 80억원 이상의 사업은 참여가 가능하지만, 대기업 역시 유시티 사업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평균 200억~300억원 규모라 우리도 기회가 있지만, 손해를 보고 들어가는 구조라면 쉽게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LH공사 관계자도 “중기 참여 기회를 넓히려고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했는데 과연 좋은 장비가 들어올지, 게다가 대기업의 반응도 미지근해 우리로서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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