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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장 행사 가도 우린 엽기로 논다”
남성듀오 노라조 5집 ‘전국제패’로 인기몰이
타이틀곡 ‘판매왕’ 팬에 충성

키치·싼티·서민밀착…개그적인 음악 추구

홍대앞 밴드 출신 실력파…“일단 장수하는게 목표”



“처음부터 삼각김밥 머리를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머리 모양을 바꿔나가다 그렇게 됐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입던 스타일의 타이트한 의상을 입고 ‘사생결단’을 불렀다. ‘야이 바보 x야’라는 가사 때문에 방송을 타지 못하고 삼각김밥 머리만 남았다.”

그래서 2008년의 3집은 무척 고민했다. 어떤 음악을 내놔도 삼각김밥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음악적 방황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슈퍼맨’의 데모 테이프가 들어왔다. ‘아들아~ 지구를 부탁하노라’로 시작하는 ‘슈퍼맨’은 개그송 같으면서도 흥분되는 느낌이 있었다. 노래가 나가고 한 달 만에 UCC에서 터져버렸다. 아빠와 아이가 망토를 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동영상부터 유치원 아이들 장기자랑, 아줌마의 에어로빅 장면에서도 슈퍼맨의 버전이 나왔다. 전 국민적인 히트곡이 됐다.

“노래방의 연말결산에서 우리가 ‘슈퍼맨’으로 남자가수 중 슈퍼주니어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기분이 좋았다. 전 국민이 으쌰 하는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엽기적인 노래지만 전 국민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으로 하자고 팀 콘셉트를 정했다. ‘고등어’ ‘카레’ 모두 즐거울 때 부르고자 한 노래였다.”


노라조는 2010년 4집 ‘환골탈태’를 통해 돌아왔고, 최근에는 18개월 만에 5집 ‘전국제패’를 발표했다. 수록곡 12곡 중 4곡은 이미 싱글로 발표했던 곡이다. 타이틀곡 ‘판매왕’은 조빈이 좋아하는 추억의 유로비트 하이에너지와 이혁이 좋아하는 메탈장르를 섞은 메탈에너지로 고객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가사를 담고 있다. 마지막 수록곡인 스피드 메탈 ‘가이아’는 11분12초라는 대곡으로 스케일부터 남다르다.

“‘판매왕’은 충남 홍성에 있는 자동차 세일즈맨이 1년에 400대를 판매해 전국 1등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좋은 노래와 즐거운 분위기를 주는 우리도 양질의 서비스로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한 노래다.”

조빈은 “댄스다 하면 일단 시원해야 한다. 얼큰한 해장국을 마신 느낌을 주고 싶다”면서 “특정 연령,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노래다. ‘판매왕’은 벌써 터지는 느낌이 온다”고 자신했다.

노라조의 음악 취향은 키치, 싼티, 서민밀착형이다. 이 점에서 구체적인 모습은 완전히 다르지만 ‘쿨하지 못해 미안해’ ‘이태원 프리덤’ ‘트랄랄라’ 등을 내놓고 있는 UV(유세윤, 뮤지)와도 상통하며, 흥을 돋워주는 싸이와도 연결된다.

“우리는 UV를 너무 좋아한다. 우리가 독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 곱창도 골목이 있다. UV는 개그를 하지만 음악적 소양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잠시 휴지기 때 이들이 나와 성공하면, 서로 도움도 되고 자극도 된다. 싸이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가요 시상식에서도 발라드, 댄스 외에 키치, 엽기도 있었으면 한다.”

노라조는 엽기 싼티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홍대앞 밴드 출신이다. 조빈은 작사, 이혁은 작곡, 노래를 만드는 콤비네이션이 좋은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뽕댄스곡만 작곡하는 게 아니라 발라드, 록 등 추구하는 장르도 다양하다. 둘은 홍대앞에서 많은 고생을 했고, 조빈은 팀 결성 전 김장훈 매니저를 하기도 했다. ‘인디’가 아무리 넓어도 퍼지는 데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 이혁의 록적인 느낌과 조빈의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이 합쳐 즐겁고 신나는 음악을 하기로 했다. 개그 형식이 가미된 노라조의 음악 특성이 너무 강해 변신과 전략 수정의 필요는 못 느낄까?


“그런 고민은 별로 없다. 우리는 다른 식의 음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조미료 형식으로 발라드를 가미하기도 하지만 노라조니까 즐겁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발라드를 해도, 록을 해도 노라조다. 심심할 때 놀아줘에서 팀명도 시작됐다. 싼티 나지만 즐겁게 노래하는 가수의 대명사가 되고 싶다.”

노라조는 ‘행사계의 아이돌’이다. 기업 창사기념일, 대학 축제, 동창회는 물론 강경젓갈축제, 벌교꼬막축제, 심지어 5일장 행사 등 어딜 가도 반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노라조는 “엽기에서는 1등을 해야 한다. 후배들이 노라조 음악을 듣고 자랐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일단 장수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서병기 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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