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추억ㆍ사랑ㆍ꿈을 노래하다...‘With You’
노래는 때론 추억을 이루고 사랑을 남긴다.

어느 혹독한 사랑을 앓던 날 다시 못볼 얼굴을 바라보며 함께 찍힌 연인과의 사진을 반쪽짜리로 만들어버리고(‘사진을 보다가’, 바이브), 모조리 ‘지운 줄 알았지’만 뒤늦게 생각나는 사람에게 이렇게 혼자 되묻는다. 지금 곁의 '그 사람은 잘 해주냐('여전히 아름다운지', 김연우)’고.

사랑을 기억하는 아린 노래는 누구나에게 남아있다. 그렇다고 아픈 날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아리고 쓰린 마음들은 먹먹한 그리움으로 남겨지고 또 한번의 재회를 기약하기도 한다. 그러니 너무 아파할 필요는 없다. 그저 ‘또 내일 만날 것처럼 Let Me Say Goodbye(바비킴)’라고 말하면 될 뿐이다.

아프고 아픈 사랑의 이름일수록 유난히 이별을 담은 노래들에 귀를 기울이고 그 노래는 곧 추억이 되고 오래 전 사랑이 된다. 그리고 때로는 꿈이 되기도 한다. 

이제 막 피어나는 소년, 소녀들의 미래를 향한 활기찬 꿈, 겨우 세상의 쓴맛을 알아버린 88세대들의 쓰린 꿈, 꿈마저 잊고 팍팍한 현실에 던져졌어야 할 중년의 피로한 꿈들이 노래 안에도 있다. 쿨하고 담담하게 ‘지친 현실일랑 신경쓰지말 것, 골치 아픈 일들 따위 내일로 미뤄버리고 한 번 뿐인 인생 진짜로 가지고 싶은 걸 가져보기(‘매직카펫라이드’, 자우림)’를 희망하고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할 수(’거위의 꿈‘, 인순이)’ 있도록 세상 앞에 선다. 꿈을 말하는 노래는 그것의 이름으로 용기를 희망을 그리고 자신감을 전해주고 가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사랑과 꿈이 담긴 150분이었다. 18일 저녁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싸이월드 공감 페스티벌 ‘위드 유(With You)’가 초겨울의 찬 바람을 가르고 진행됐다.

방송인 김성주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추억ㆍ사랑ㆍ꿈을 테마로 이어졌고, 싸이월드를 통해 선정된 핫블로그 100, 투데이 멤버로 뽑혔던 주인공들, 드림프로젝트을 진행 중인 200명, 인기클럽을 통해 초대받은 VIP, 출연가수들의 팬클럽, 사연신청을 통해 당첨된 일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연을 즐겼다. 3500명, 전석 초대석으로 마련된 국내 최초의 SNS 싸이월드의 특별한 이벤트인 셈이었다.

이날 공연을 위해 방문한 가수는 모두 다섯 팀,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MBC)’의 주역들인 김연우 바비킴 바이브 인순이 자우림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각기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들을 선보이며 이 곳 화정체육관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이번 ‘공감 페스티벌’은 세대를 초월한 만남이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성장한 딸과 홀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와 함께 와 추억의 공연을 감상했다. 어린 연인들은 커플옷을 맞춰입고 해맑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다봤고, 오랜만의 부부동반나들이에 연신 미소가 번지는 중년의 부부도 있었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함께 한 이날 공연은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이 함께 했다는 점에서 보다 다양한 세대가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앞서 지난 4월2일 진행된 인디밴드와 아이돌그룹들이 만난 싸이 페스티벌, 7월 23일 인기 아이돌그룹이 대거 충련한 드림 페스티벌에 비한다며 연령층은 높아졌으며 보다 다양한 세대가 조화를 이룬 시간이었다. 

때문인지 90년대를 지나온 세대들을 중심으로 한 이날 공연에서는 출연 가수들의 노래 면면에 저마다의 기억이 녹아있었다. 풋풋한 첫 사랑이었거나 쓰리고 아팠던 몇 번째 사랑의 노래, 어느 고단한 날 들었던 희망의 노래, 지쳐 쓰러지던 날 일으켜세워주던 꿈의 노래가 가수들의 묵직한 음성에 실렸고, 싸이월드를 함께 하는 일촌들의 이야기가 영상을 통해 덧대지며 스토리와 음악이 함께 한 공연으로 만들어졌다.

윤민수가 소속된 바이브의 ‘사진을 보다가’로 시작된 공연은 자우림 김연우 바비킴 인순이로 이어졌고, 각각 자신들의 히트곡과 ‘나는 가수다’를 통해 사랑받은 곡까지 더해 4곡씩의 노래를 부르며 따뜻한 저녁을 선물했다. 싸이월드의 일촌들이 남긴 2600만장의 사진이 말하는 추억과 사랑, 열띤 시기에 꾸던 꿈들을 향한 노래들이 고스란히 묻어난 마지막 페스티벌은 인순이의 '거위의 꿈'으로 막을 내렸다.

문화와 음악이 공존하고 그 안에 스토리가 녹아났던 이번 공연에 대한 반응은 곧바로 온라인 공간 안을 통해 전해졌다. “기다림마저 즐거운 시간이었다” “싸이월드에서 마련한 마지막 페스티벌에는 ‘싸이월드다운’ 귀여움과 배려가 깃들어있었다. 공연을 보며 마음을 나눌 수 있던 것도 좋았지만 손난로와 야광봉, 담요까지 준비하는 배려에 깜짝 놀랐다(Khn****)"면서 공감 페스티벌에 대한 후기와 사진을 통해 이날 공연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