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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희PD ‘나가수’ 만든 이유? 사이렌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MBC 김영희PD는 ‘나는 가수다’를 만든 이유를 가끔 밝히곤 했다.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실에서 이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를 구상한 것이었다고.

김영희 PD는 이 같은 심정을 최근 자신이 ‘나가수’ 현장을 떠난후 60일간 남미 여행을 다녀와 남긴 에세이집 ‘소금사막’에 구체적으로 썼다.

김영희 PD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사이렌의 노래를 들려줄 것을 생각하고 ‘나가수’를 만들었다.

“사이렌의 노래를 들은 뱃사람들은 바다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게 됩니다. 노랫가락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 선율을 따라 물에 뛰어드는 것이지요. 세상을 향한 복수의 방법으로 사이렌 자매들이 선택한 것이 노래였거든요. 진짜 노래엔 누구나 홀릴 수밖에 없는 것이요.


오디세우스 장군은 그런 사이렌의 노래를 듣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목숨까지 바치는 것일까? 자신을 돛대 기둥에 묶도록 했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밧줄을 풀어서는 안된다고 명령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보든 부하들의 귀를 막도록 한 후 배를 출발시킵니다...”

오디세우스는 이렇게 해서 사이렌의 노래를 듣고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장군은 목숨을 바쳐도 좋을만한... 진짜 노래를 들은 것입니다. 진짜 노래를 들은 세상의 단 한사람이 된 것이지요. 이런 진짜 노래를 누구에게나 들려줄 수 있다면... ‘나는 가수다’를 만든 이유입니다.”

‘나가수’는 김영희PD의 창의적인 기획으로 프로그램 포맷이 미국에 100만 달러(약 11억원)에 수출됐고, 기획자인 김PD는 수익의 일정 퍼센티지를 로열티로 받게 됐다.

‘나는 가수다’가 출범한지 8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사이렌의 노래를 들려주겠다는 기획의지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을까?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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