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본전만 해도 성공’
올해 재테크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한마디로 ‘악’ 소리 났다.
대표적인 투자자산인 주식·펀드가 죽을 쑨 건 물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져 온 부동산도 맥을 못 췄다.
예금도 물가가 올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실정이다.
이 때문에 돈을 까먹지만 않아도 올해 재테크는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20일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이 돈을 버는시대는 지나갔다며 기대수익률을 낮추라고 권고했다.
이들 전문가는 ‘빚’으로부터 파생된 위기에서 전 세계 경제가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 주식ㆍ펀드=올해 주식을 들고 있었던 투자자는 손실을 봤다.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경우 손실은 5%에 머물렀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경우 손실은 평균 10%로 늘어난다. 직접투자 수익률은 올해 들어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개인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수익률을, 간접투자 수익률은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국내주식펀드 평균수익률을 기준으로 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손실은 평균 17.5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부동산 투자 수익률도 안 좋았다.
국민은행 집계 기준 서울지역 주택매매가격은 작년 말 대비 지난달 말까지 0.5%상승하는데 그쳐 1986년 이후 평균상승률 4.9%를 크게 밑돌았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 떨어졌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986년 이후 연평균 7.5%씩 상승했지만, 작년 2.2% 떨어진 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달리 지방의 주택아파트 가격은 급등했다. 5개 광역시의 주택매매가격은작년 말 대비 15.5%, 아파트매매가격은 21.1% 뛰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지환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을 생각하면 주택매매가격은 내려갔다고 봐야 한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안 좋다가 미분양이 일부분 해소되면서 부산 해운대 아파트 등이 국지적으로 급등하긴 했지만,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은 보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옛날에는 부동산을 사고팔아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부동산자산의 상승속도가 둔화됐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부동산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재테크 전략=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시대는 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산시장이 불확실해진 만큼 기대수익률을 낮추거나 시장의 변동성을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이상건 상무는 “2000년대 들어 10년간 저금리에 세계 경제가 좋아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이 돈을 벌었는데, 그 사이클은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빚으로부터 파생된 위기에서 전 세계 경제가 회복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테고, 그 사이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김재훈 프라이빗뱅킹 팀장은 “부동산, 랩,펀드, 주식 모두 정체된 상황이다. 주식이 나쁘면 부동산이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도않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를 떠안지 않으려면 지금은 자산을 현금화하는 게 맞다. 현금화하기 싫은 사람은 변동성을 활용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매도하는 식으로 운용을 짧게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훈 대치센트레빌 지점장은 “기대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경기가 안 좋고, 경기가 안 좋으니까 금리는 내려가는데 물가상승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정상적인 투자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받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 한은경 팀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것은 전문투자자만이 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투자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시장심리가 개선되고 유럽재정위기가 해결되는 국면까지 투자를 유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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