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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효종 고소…“웃자고 한 얘기, 죽자고 덤비네”
“개그를 개그로 봐달라(김원효)”

“효종아, 우리도 고소하자(김미화)”

“숨만 쉬고 개그만 했는데 결과는. 무섭다(이광섭)”

개그를 개그로 받아들이지 못한 참극에 동료 개그맨과 연예인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강용석 의원(42)이 개그맨 최효종(25)을 집단모욕 혐의로 17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한 사건에 대한 응답이다.

이날 온라인은 술렁였다.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강용석 의원이 이번엔 ‘개그콘서트(KBS2)’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개그맨 최효종을 ‘집단모욕 혐의’로 고소한 것에 수많은 누리꾼은 물론 그의 동료 연예인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최근 ‘순악질 늬우스’라는 언론사를 설립한 개그우먼 김미화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효종아..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치!! 강용석 의원이 우릴 코미디언이라고 우습게 보나본데. 고맙지. 우린 원래 웃기는 사람들 아니냐.”라면서 “국회의원 모욕죄로 고소했다고? 우리도 맞고소하자. 국회의원들. 뻑하면 ‘코미디 하고 있네’ 라고 코미디언 모욕했으니!”라면서 후배 코미디언을 응원했다.


개그맨 김원효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개그를 개그로 봐달라고 몇 번을 얘기를 하고 인터뷰하고 시상식에서도 애기해도. 국민들의 얘기를 들어주질 않는군요”라며 “높으신 분들조차도. 세상은 웃긴 소재 천국! 효종이덕분에 유명세를 타시네요. 한 분이”라는 글로 강 의원을 비판했고, 개그맨 이병진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주 개콘은 이미 녹화가 돼 있을 거고.. 효종이가 준비했을 거야 이미ㅋ 한 주 사마귀유치원에 서고 싶게 하시네. 정치인의 고소에 대응하는 법을 알기 쉽게 가르쳐 주는 선생님으로.. 법률상담 패소 이병진 선생”이라며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최효종의 동료 개그맨 이광섭은 “동기 효종이가 고소당했네요. 참. 맘이 아프네요. 숨만 쉬고 개그만 했는데 결과는... 무섭다”라면서 동료개그맨 김원효에게 “이걸로 코너 짜자! 승승맞장고소 좋다”라고 말했다. 또 ‘개그콘서트’의 ‘서울메이트’에 출연 중인 양상국은 페이스북에서 “이거 확마 궁디를 주~치삐야되겠다. ‘개그콘서트’ 파이팅~인기가 많다보니 별일이 다 생기네요”라면서 담대하게 넘기기도 했다.

강용석 의원의 최효종 고소 사건에 쓴소리를 한 것은 코미디언 동료들만이 아니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로 “강용석, 최효종 고소? 누가 개그맨인지 모르겠네. 최효종씨, 맞고소 하세요. 영업방해로”라는 짧은 글에 뼈를 담았다.


배우 김여진도 한 마디 했다. 김여진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 트위터리안이 “강용석 의원, 이번엔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종을 집단 모욕죄로 고소. 이 사람 제발 누가 좀 말려줘요”라는 호소의 글을 남긴 것을 리트윗(RT)하며 “지금,우리나라 국회의원 전체를 가장 모욕하고 있는 건 바로 본인인 걸 모르는 모양”이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최근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조치를 받은 데다 개그맨 김효종 사건까지 겹친 이날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는 “개그를 개그로 보지 않고 개그를 다큐나 뉴스로 보는 건가... 풍자가 없는 사회는 암흑이다”라는 글을 리트윗하며 그 의견에 동조했다.

이날밤 SBS뉴스를 진행하는 정성근 앵커는 SBS 나이트라인의 클로징 멘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정 앵커는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꼴입니다. 개그를 다큐로 받은 겁니다. 아니면 너무 딱 맞는 말을 해서 뜨끔했던 겁니다”라면서 “개그맨 최효종씨를 모욕죄로 고소한 강용석 의원이 그렇습니다”고 멘트를 이어갔다.

정성근 앵커는 이어 “뭐라 말하긴 애매하지만 최효종씨 크게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법 조문 해석보다는 그래도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걸 믿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라는 말로 뉴스를 마쳤다.

앞서 강용석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에 최효종을 국회의원에 대한 집단모욕죄로 고소했다.

최효종은 지난달 2일 ‘사마귀 유치원’이란 코너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건 아주 쉬워요.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돼요”, “공약을 얘기할 때는 그 지역에 다리를 놔 준다든가 지하철역을 개통해 준다든가. 아∼현실이 너무 어렵다고요?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돼요”라면서 현정치세태를 꼬집은 풍자극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강 의원 측은 최효종의 이 같은 발언이 형법상 국회의원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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