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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스 덩어리 직장상사에‘빅엿’
세 친구의 상사 죽이기 좌충우돌 코미디‘…그 이름 직장상사’…연기파 주연·톱스타 조연 색다른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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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 개념 상실 인간말종 사장 아들놈, “마약쟁이 인간쓰레기”(dipshit cokehead son)

‘임금님귀 당나귀 귀’라고 외칠 때 기분이 이랬을까. 거침없는 욕설로 호기롭게 시작하는 할리우드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는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회사원 3명의 반란을 그렸다. 우리식 속어를 빌자면 직장상사에게 ‘빅엿’을 선사하기 위한 소동극이다. ( ‘빅엿’은 ‘골탕먹이다’는 뜻의 속어 ‘엿먹이다’에 영어 big을 붙여 의미를 강조한 인터넷 은어). 원제 ‘Horrible bosses’는 ‘끔찍한 상사들’ 정도로 해석될 텐데, 의역을 선택한 한국 개봉제목이 더 피부에 와닿는다.

절친한 친구 사이인 3명의 직장인이 주인공이다. 닉(제이슨 베이트먼)은 ‘6 to 6’, 오전 6시에 출근하고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평생 성실히 하며 상무 승진을 앞둔 샐러리맨. 그의 인생에 최대 걸림돌은 바로 사장인 하킨(케빈 스페이시)이다. 하킨은 닉에게 ‘사이코패스’ 수준의 비뚤어진 성격을 갖고 있는 독사 같은 상사다. 하킨은 바람둥이인 부인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부하직원에게 분풀이한다. 그러던 중 하킨이 상무까지 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꿈에도 바라던 승진이 물거품이 되자 닉은 “이렇게는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마음 먹는다.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둔 치과 위생사 데일(찰리 데이)은 상사이자 파트너인 여성 치과의사 줄리아 해리스(제니퍼 애니스톤)로부터 매일 성희롱을 당하며 산다. 줄리아는 환자를 마취시켜놓고 변태적인 행위를 일삼고, 뻔히 정혼자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데일에게 온갖 요구를 다한다. 데일 역시 약혼녀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선 지옥 같은 직장생활을 바꿔야 한다고 결심한다.

회계사인 커트(제이슨 서디키스)는 훌륭한 사장 밑에서 행복한 직장생활을 했지만, 문제는 ‘개망나니’인 사장 아들 펠릿(콜린 퍼렐). 커트에게 회사를 맡기겠다고 했던 사장이 심장마비로 급사하고, 사장 아들이 운영을 맡으면서 회사는 ‘개판 일분전’이 된다. 펠릿은 마약중독자인 데다 매춘부들을 거리낌없이 회사로 불러들이기 일쑤다. 직원은 해고하지 못해서, 회사는 팔아먹지 못해 안달이다.

날마다 모여 직장상사의 ‘뒷담화’로 스트레스를 풀던 이들은 마침내 중대한 결심을 한다. 행복한 인생과 완전범죄를 위해 서로의 상사를 죽여주기로 한 것. 옥살이 10년 후 갓 출소했다는, 흉악범처럼 보이는 전과자(제이미 폭스)에게 단단히 범죄교육을 받고 실행에 들어가지만 이들의 어설픈 ‘킬러 행각’은 길목마다 좌초, 하는 일마다 말썽이다.

좌충우돌 사건 자체는 비현실적이지만 설정이나 정서는 공감 백배다. 탁월한 아이디어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코미디영화로서 상당한 쾌감과 매력을 보여준다. 주인공들의 ‘교육’을 맡았던 흉악범 같은 전과자가 사실은 ‘극장영화 불법 동영상 촬영’의 잡범이었다는 사실 등 소소한 재미도 만만치 않다.

‘무명의 연기파 주연+톱스타 조연’으로 구성된 라인업도 재치있다. 주연 3명은 주로 TV 드라마나 코미디쇼에서 뼈가 굵은 베테랑 배우들이지만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그다지 유명한 스타들은 아니다. 반면 상사로 출연하는 케빈 스페이시, 제니퍼 애니스톤, 콜린 퍼렐과 얼치기 전과자 역 제이미 폭스 등 조연들은 할리우드 톱스타들이다. 17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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