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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전·답답·무기력…한국號 월드컵행‘이상기류’
조광래호의 만화축구는 주인공이 단 2명인가.
박주영과 기성용이 빠진 만화축구는 참담한 비극으로 끝났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레바논전에서 시종 졸전을 펼친 끝에 1-2로 패했다. 원정경기의 어려움, 핵심전력인 박주영(경고누적)과 기성용(장염)이 결장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5일전 UAE전 역시 2-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답답한 경기 끝에 가까스로 승점을 챙긴 것이었다.
이번 중동 2연전을 마친 결과 조광래호는 내년 2월 쿠웨이트전에서 이기거나 비겨야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는 지경에 처했다. 외신들도 한국축구의 전력이 전같지 않다는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럴까.
▶벤치멤버도 좋다. 해외파라면…‘해외파 지상주의’
젊고 빠른 선수를 선호하는 조광래 감독은 유럽파들에 대한 신뢰가 깊다.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남태희 등은 별 다른 이상이 없는 한 태극마크를 단다. 물론 이들은 청소년 대표 등을 거치며 재능을 보였지만, 대표팀은 다르다. 소속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만 모아놔도 좋은 경기를 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현재 박주영 지동원 구자철 남태희 등은 팀에서 교체멤버로 분류돼 출장기회가 많지 않다. 따라서 경기감각이나 실전경험이 많지 않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조 감독은 개의치 않고 있다. 기성용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력이 베스트가 아닌 상태에서도 주전급으로 기용된다는 것이 매끄럽지 못한 경기로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다. 레바논 전에서도 제대로 된 패스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조직력이 허술했고, 크로스 역시 부정확했다. 전담키커인 기성용과 박주영이 빠지자 믿고 맡길 만한 키커도 구자철 정도 밖에 없었다.
▶경험많은 리더의 실종
레바논전에서 미드필더와 공격진 중에서 A매치 20경기 이상 뛴 선수는 이근호 구자철 뿐이었다. 20세 전후인 서정진 이승기 지동원 손흥민 남태희 등은 재능은 있을 지 몰라도 대표팀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 이들을 이끌어갈 게임메이커가 있어야한다. 박주영과 기성용이 빠질 경우에 대비한 카드는 전무한 셈이다. 또 아직도 실험중인 왼쪽 윙백의 적임자를 찾는 것도 시급하다. 믿을만한 좌우윙백이 없어 공격가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공격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지도자가 자신이 원하는 컬러로 팀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베스트11이 가동되지 못할 경우 차선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무모한 고집에 불과할 뿐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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