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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킥3’ 러브라인이 일으킬 변화는?
MBC 시트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은 시즌1, 2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더 우울해지고 궁상맞다. 극중 등장하는 두 집의 주인보다는 이 집에 얹혀사는 사람의 비중이 더 크다.

‘88만원 세대’로 김지원의 집에 얹혀 살며 처절하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백진희와 파산해 처남 집에 가족 전체가 살며 빚쟁이를 피해다니는 안내상을 보는 건 코믹한 에피소드에도 불구하고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인 느낌이 난다.

안내상에게서 표리부동한 기성세대의 표상을 볼 때는 거부감이 들다가도 가장으로서의 힘을 잃고 할머니로 신분을 위장한 채 공사장에서 인부로 일하는 모습은 결코 웃고만 볼 수 없다.

노량진 고시원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영욱은 찌질함 그 자체다. 소고기 장조림 한 조각 없어졌다고 범인 색출에 나서고, 여자친구 하선과 파스타를 먹고 돈이 부족해 주인과 실랑이를 벌인다. 


김지원은 공부도 전교에서 2등을 하고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일찍 부모를 여윈 여고생 지원의 정서도 우울이 지배하고 있다.

윤계상 김지원 두 집에 사는 사람들은 ‘땅굴’로 연결돼 있다. 빚쟁이를 피하느라 숨어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 바닥을 뚫은 나온 곳이 옆집 화장실의 변기라는 사실은 출구가 없다는 현실인식으로도 읽혀 암울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들은 현실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소통하고 연대한다. 따스한 정을 나눈다. 그래서 성장하고 변화할 것을 예고한다. ‘땅굴’은 몸만 오가는 장소가 아니라 안내상과 줄리엔의 말버릇인 ‘확 마’와 ‘기똥차요’, 줄리엔의 곰치김치 등이 교류된다. 스모키 메이크업과 야구의 룰도 알려준다. 마치 취직을 못하는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과 트위터 등으로 연결하고 소통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백진희는 언젠가는 현재의 궁상과 패배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자기애(愛)를 발견할 것이고, 모범생이지만 엉뚱한 김지원의 고민도 해결되며, 박하선도 소극성을 극복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경험은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이다. 
러브라인은 캐릭터의 변화와 성장을 예고하는 장치다. 백진희가 윤계상을 좋아하고 호의적인 성격의 윤계상은 김지원에게 더욱 호의적이다. 윤계상-백진희-김지원 라인은 아직 김지원이 고교 2년생이라 암시적이고, 내재적이다.

하지만 고영욱 박하선 윤지석(서지석 분) 라인은 보다 구체적이다. 현재로서는 억지 상황에 의해 박하선과 고영욱이 커플이 됐다. 남자친구 고영욱은 생명을 구해줬다며 박하선과 억지로 연인이 됐다. 시청자들은 이들 커플을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고영욱의 사랑고백이 억지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허당 천사’ 하선, 궁상맞고 미련한 영욱, ‘다혈질’ 지석 등 진상트리오는 엉뚱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하선을 좋아하지만 현재로서는 하선-영욱 관계를 쿨하게 인정도 해야 하는 ‘다혈질’ 윤지석도 사랑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겪을 인물이다. 윤지석의 내면에는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면이 있다.

융통성도 부족하고 스토커처럼 매달리는 연애를 하고 있는 고영욱도 멜로관계의 변화(?) 등 어떤 상황에 의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선의를 가지고 접근했던 상황이 항상 낭패로 돌아와 매번 망가지는 연기를 선보여야 했던 박하선은 특히 귀엽다. 단아하고 반듯한 중전 이미지(인현왕후)와 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박하선은 사심 없이, 아낌 없이 망가져준다. 

토끼같은 박하선은 착하기만 하지 우유부단해 답답한 캐릭터다. 연애도 미숙하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른다.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매번 어려움에 처한다. 박하선이 이 연애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돌파할지가 궁금해진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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