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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현변호사의 TV꼬리잡기] 치료중단한 의사도 살인죄
날씨가 11월답지 않게 따뜻하다가 이제 좀 초겨울 기분이 나려고 하네요. 이러한 환절기에 자주 발생하는 중대한 질병 중에 고혈압, 뇌경색 등 뇌혈관 질병이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 치명적이어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KBS 새 월화드라마 ‘브레인’이 시작했는데요. 바로 이 뇌질환과 뇌수술 등 이름만 들어도 ‘브레인’이 아파오는 분야인 신경외과 의사들의 고뇌와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신하균과 정진영, 최정원, 조동혁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KBS 최초의 의학드라마라고도 하네요.

사실, ‘하얀거탑’외에 무거운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시청자의 사랑까지 받은 의학드라마는 별로 떠오르지 않네요. 그만큼 하얀거탑 장준혁의 캐릭터가 강렬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브레인’의 주인공 이강훈(신하균)의 눈빛 연기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야망으로 이글거리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고 지치고 애잔하며 무언가를 체념한 듯 한 눈빛. 참 적절한 캐스팅입니다. 



의학 드라마 얘기가 나왔으니 의료소송 이야기를 좀 해야겠네요. 의료소송은 산부인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의 분야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 신경외과 의료소송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뇌질환이 많고 수술의 빈도와 난이도도 높고, 의료과오에 따른 결과도 사망이나 뇌사 등으로 치명적인 경우가 많아서 손해배상액도 상당히 큽니다. 보통 1억원이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판례가 있었습니다.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출혈로 뇌수술을 받은 후 뇌부종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있었습니다. 평소 음주 폭행 문제로 가족들을 괴롭게 했던 환자로 수술비, 치료비도 부담스러웠던 환자의 아내가 치료중단을 요구합니다. 결국 신경외과 담당의는 환자를 퇴원시켰고, 집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환자는 5분 후 사망을 했습니다.

아내에게 살인죄가 인정되었고, 환자를 퇴원시킨 전담의와 3년차 수련의에게 살인죄의 방조범이 인정된 유명한 판례였습니다. 의사에게 과실치사가 아닌 살인죄의 공범이 인정된 특별한 사례였지요. 신경외과 의사들은 물론 환자의 가족들도 꼭 알아두어야 할 판례입니다.

이처럼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항상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부담하며, 그 과실에 따른 결과도 치명적이고, 형사상 처벌의 위험도 높습니다. 한마디로 일은 힘들고 책임은 무거운 직종이지요.(미드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여주인공의 남편이 바로 신경외과 전문의입니다)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을 중심으로 의료 분야별 실질적 처우의 평등이 요구되는 이유도 이해할만 합니다.

새롭게 시작한 ‘브레인’을 통해 드라마의 재미와 함께 뇌질환에 대한 지식과 위험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건강이라도 잘 챙겨야겠습니다.


이정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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