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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핏의 변심? IBM 투자엔 이유가 있다
‘오마하의 현인(賢人)’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변심’에 IT 업계는 물론 주식투자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버핏은 1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변심을 스스로 실토했다.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IBM 주식을 매집, 총 107억 달러어치를 사들여 6400만주를 갖고 있다고 밝힌 것. IT 관련주는 철저히 외면해 온 것으로 유명한 버핏은 이로써 IBM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상으로도 코카콜라에 이어 IBM에 두번째로 큰 ‘베팅’을 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면서도 기술주 투자는 꺼렸던 여든 한 살의 ‘투자의 귀재’가 엮어낸 ‘반전’에는 무엇이 깔려 있을까. 그는 IBM이라는 회사를 살펴보면서 ‘크게 놀랐다(hit between the eyes)’고 했다. 고객을 찾아내고 이를 유지하는 데 IBM이 그간 적잖은 성과를 거둔 점을 높이 산 것이다.



IBM은 단순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IT솔루션 업체로 변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많은 기업들이 IBM을 IT솔루션 파트너로 선정하는 추세에 버핏은 주목했다. 버핏은 자신이 IBM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이 회사 관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통큰 투자’를 감행했다. IBM에 대해 매출이 확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며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잡았던 애널리스트들은 버핏의 행보에 머쓱해할 만하다.

버핏은 IBM에 대해 ‘존경한다’고도 했다. IBM의 향후 5년간 목표를 듣고 경영진까지 만나본 뒤 내린 평가다. 2015년까지 주당순이익을 올해 대비 2배로 올리고, 신흥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을 30%로 잡으며, 다른 회사 인수에 200억 달러를 쓰겠다는 게 골자다. 다소 공격적일 수 있는 IBM의 사업계획은 IT 업계의 성장 가능성이 얼마만큼인지를 가늠할 일면(一面)을 담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전세계를 옥죄면서 IT경기도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버핏이 IBM의 전망에 힘을 실어준 걸로 읽힌다.

기업의 내재가치 분석은 기본이고, 세계 경제의 흐름까지 파악해 투자한다는 버핏. “10년 동안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단 10분간이라도 보유해선 안 된다”는 투자 격언을 남긴 그의 IBM을 향한 파격적인 반전이 대박을 낼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불황의 그늘 속에서도 밝은 미래를 보는 혜안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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