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김준일 회장의 고민 속에서 피어난 아산 자동화 물류센터
[충남 아산= 정태일 기자〕“탕정산업단지에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기업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충남 일대 임금이 엄청난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인력을 구하는 것도 힘들지만 어렵게 고용을 하더라도 해마다 임금을 주변 기업들과 비슷하게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죠. 물류 자동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입니다.”

지난 11일 락앤락이 아산 자동화 물류센터를 언론에 공개하기에 앞서 김준일 락앤락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연 40%의 성장 속도에 걸맞게 물류 체계를 선진화하는 것에 대해 늘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06년 아산에 물류부지를 매입할 때부터 2004년 탕정에 입주한 삼성發 인력 영향을 예상했다, 아산 자동화 물류센터는 5년간 이어진 고민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 회장의 장고에서 탄생한 자동화 물류센터 첫인상은 벽면에 걸린 ‘Simple & Speed’라는 문구가 그대로 말해줬다. 대지면적 5만㎡에 연면적 1만7000㎡에 달하는 거대한 물류센터는 사람 한 명 없어 심플하다 못해 휑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30m에 이르는 스태커크레인이 팔레트에 올려진 제품들을 옮길 때는 거침 없는 속도로 작업이 진행됐다. 기존에는 이곳에 지게차를 운전하는 작업자들로 북적였지만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면서 지게차와 작업자는 사라진 대신 작업속도는 크게 향상됐다.


가장 개선된 기능은 더블딥. 과거에는 안쪽에 있는 제품을 운반할 때는 지게차가 어렵게 들어가 물건을 빼내는 사이 다른 작업을 못했지만, 더블딥 기능으로 크레인이 바깥쪽 제품을 잠시 치우는 것과 동시에 안쪽 제품을 바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공장장을 맡고 있는 윤조현 전무는 “더블딥으로 적체 효율이 30% 이상 올라갔다”고 말했다.

락앤락이 이 같은 자동화 공정을 추진한 것은 점점 생산량이 점점 늘어나고, 제품 종류가 다양해지는 데 반해 물류 방식은 지게차 중심에 의존하고 있어 출고ㆍ출하 성능이 크게 감퇴했기 때문.

실제 락앤락은 수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2008~2010년 성장률이 42%, 37%, 39%에 달하는 동시 물동량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또 SKU(Stock Keeping Unit)도 2008년 8000SKU에서 지난해 1만6000SKU로 증가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로는 물류 인력을 구하는 데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탕정 시대 개막을 열면서 수많은 협력사까지 옮겨와 충남 인력 몸값을 크게 올렸다. 이에 다른 기업들이 채용을 하더라도 삼성이나 협력사로 이탈하기가 부지부수였다. 


락앤락 아산 공장에도 지난해 108명이 입사했지만 삼성 협력사로 106명이나 옮겨갔다. 락앤락 관계자는 “우리보다 임금을 30% 더 준다는데 안 간다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며 “이제 충남에서 사람 구하려면 외지에서 임금 2배는 불러야 할 정도여서 우리는 자동화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선보인 락앤락의 자동화 물류센터는 이미 90%에 가까운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윤조현 전무는 “가동률이 100%가 되는 순간 기존보다 물동량은 2배 이상 늘어나고, 적기 공급이 가능해져 매출 상승에도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