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한달 남짓 남기고 있는 생명보험협회의 차기 수장에 이우철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이 유력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출마설에 의아해하면서도 그 배경에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양 업계 대표회사의 사장을 지낸 거물급 인사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우철 현 회장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차기 생보협회장 후보 ‘안갯속’...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 급부상
이번 생명보험협회의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은 그 여느때보다도 조용하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임기만료 두 달전부터 차기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흘러나온다”며 “이우철 회장의 연임설 외엔 별 다른 후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후보군에 홍영만 증선위원, 최수헌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잠시 거론된 바 있으나,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게 중론이었다.
이후 잠잠했던 하마평은 이수창 사장의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초보험 (현재 슈퍼보험)도입 등 삼성화재의 성공신화를 그려낸 인물로, 7년간 이 회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삼성생명의 대표로 자리를 이동해 4년간 대표직을 수행했다. 특히 삼성그룹이 지난 2009년 젊은 삼성을 표방하며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도 나이 60이 넘은 이 사장은 연임됐다. 그 만큼 삼성그룹내에서도 그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대표를 지낸 이 사장이 협회장으로 출마할 경우 그 선임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며 “생손보업계에 대한 모든 현안을 잘 꿰뚫고 있는데다가 사장단의 맏형으로써의 역할을 잘 해내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동안 협회장을 업계 출신인사로 선임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과 삼성출신이라는 점에서 여타 경쟁사들이 반대하는 등 견제가 있을 수 있다는게 부담이다.
◇금융당국 약발 먹힐까...이우철 현 회장 ‘연임설’ 무게
이우철 현 회장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이 회장과 견줄 만한 경쟁 후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의 출로가 막혔다는 점 역시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치인 출신 인사 등 일부 인사들이 협회장 자리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등 물밑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저축은행 비리 사태로 인해 피감기관과의 유착비리 등 금융당국은 그야말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며 “이에 금융당국이 쇄신에 나서면서 내부인사들의 피감기관 이동이 사실상 원천봉쇄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장 모 국장 등 일부 금감원 출신 고위인사들은 금융기관의 감사로 내정됐다가 줄줄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48년 충남 논산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티 스쿨 (행정학 석사)을 마쳤으며, 제1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재무부 회게제도 과장, 금융위원회 기획행정실장, 상임위원에 이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금감원 출신인사의 피감기관 이동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금감원 출신인 이 회장의 연임이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란 견해도 적지않다. 게다가 그동안 유관기관장 선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금융당국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유관기관 수장 선임시 금융당국의 영향이 상당하다”며 “이 회장의 경우 수석부원장 시절 피감기관의 의견에만 치우쳐 보험계리실을 폐지하려 했다가 내부 반발에 부딪히는 등 조직과 적지 않은 갈등을 빚은 바 있어 후배들의 신망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규기자 @kyk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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