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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통계론 올 GDP대비 채무비율 35%
지난 7일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하면서 근거의 하나로 재정건전성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비율은 35.1% 수준으로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꼽힌다. 주요 20개국(G20) 평균의 절반 수준이고, 매년 발생하는 재정수지 적자도 GDP 대비 1.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재정건전성이 끊임없이 논란되는 것은 국가부채의 집계과정에서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 잠재적인 국가부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식 통계는 ‘정부가 이미 짊어진 빚’으로 좁은 의미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 등을 포함해 정부가 당연히 갚아야 할 빚까지 넓은 의미로 국가부채를 봐야 한다는 견해다.

대표적인 것인 공기업 부채다. 국가부채에 그간 공공기관의 부채를 포함시키지 않아 왔다. 하지만 공기업들이 부실화되면 결국 정부돈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국가채무와 무관하다고만 보기는 힘들다.

특히 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등 부채가 많은 기관의 경우 사실상 정부가 해야할 비수익 사업, 국책사업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벌이고 있어 수익성을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속도가 자산 증가속도를 능가했다. 연말 기준으로 286개 공공기관의 총자산은 전년 대비 10.7% 늘어난 반면 총부채는 13.2% 늘었다.

지방공기업 부채도 문제다. 지방공기업 부채는 지자체 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방공기업의 부채총액은 46조5000억원으로 지자체 부채의 1.6배에 달한다. 지방공기업의 부채는 당연히 지방재정, 정부재정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도 이러한 부분을 알고 2년에 걸쳐 마련한 재정통계 개편안을 지난 1월 내놓은 바 있다.

내년 결산부터 적용될 개편안에서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정부관리기금으로 한정되던 정부의 범위가 민간관리기금과 비영리공공기관이 추가된 ‘일반정부’로 확대된다. 282개 공공기관 가운데 146개, 민간관리기금 가운데 24개 중 20개가 포함된다. 이 경우 국가 채무비율은 자연스럽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계적 문제를 넘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국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는 점이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9월 우리나라 국가부채 규모가 사실상 1848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정부발표의 4배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고령화와 통일 문제 등 특수한 변수들과 맞닥뜨리게 될 만큼, OECD나 IMF 같은 세계 기준이 아닌 대한민국만의 기준으로 국가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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