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맞은 글로벌증시…전문가들 분석
“가장 민감한 뇌관을 건드렸다”이탈리아 사태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가 유럽 재정 위기의 핵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증권 전문가들은 유럽 내 경제 규모 3~4위 수준인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은 리먼사태에 버금가는 수준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옵션 만기일의 영향은 제한적이나 이탈리아의 부도 위기 고조로 10일 국내증시는 다시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는 등 급락세다. 다만 국제 공조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것이란 기대로 1차 지지선은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800선으로 제시됐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등 현 재정 위기를 겪는 국가들은 거센 긴축 반대 여론과 낮은 무역 개방도, 취약한 제조업 기반 등으로 재정 긴축과 환율절하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을 통한 자체 위기 극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 연구원은 “이탈리아는 경제 규모 면에서 유럽내 3~4위 수준인 데다 부채 규모도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이탈리아의 구제 금융에 따른 충격은 글로벌 위기의 재연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는 내년 1분기까지 만기 도래하는 원금과 이자만 1700억유로에 달해 현재 조성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로는 충분히 지원할 수 없다. 만약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면 제2의 리먼사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 수습을 위한 이탈리아 정치권의 빠른 대처와 EFSF 자본 확충 등 적극적인 국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도 당분간 출렁임이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또 한 번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다만 역발상적 관점에서 가장 민감한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에 유럽 재정 위기의 해결책을 앞당겨 이번 반등폭의 50%를 되돌리는 1800선 내외에서 1차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