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가들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는 사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한껏 힘을 과시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부수장 회의에서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정권 교체를 지원한 서방의 행동을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이란 외무장관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의 서방국 비판에 이어 푸틴 총리는 “오만한 세계 열강들은 북아프리카의 이전 정권을 지원하다가, 이 정권을 타도한 혁명도 지원했다”며 “이는 이상하고 흥미로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SCO 회의가 끝난 뒤, 푸틴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 의사를 보이며 “이 문제를 유럽 에너지시장 진출, 석유가스 공급가 인상 등과 연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이것이 국제통화기금(IMF) 내 러시아와 중국의 지위에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푸틴 총리는 유럽 금융위기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참여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일부 유럽 국가 지도자들이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며 “이것은 돈을 퍼붓는 일이 되겠지만 그래도 근거가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 중국에는 유럽 재정위기 같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10% 규모이며 그 가운데 3%가 대외 채무”라며 “이는 우리 금융 시스템이 건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
푸틴 총리는 에너지 강국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듯 SCO에 ‘에너지 클럽’을 창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에너지 클럽 창설 결정은 이미 이뤄졌다”며 “지금은 조직 창설을 위한 실무적 문제를 협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푸틴 총리는 2008년의 국제 경제위기를 비교적 순조롭게 이겨내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러시아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1년 6월 상하이에서 출범한 SCO는 러시아와 중국을 주축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정식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도, 이란, 몽골, 파키스탄 등은 옵서버 국가들이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