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로 유명한 일본 올림푸스가 과거의 투자 손실을 숨기기 위해 사실상 분식 회계를 해왔다고 인정했다. 이 사건은 2006년 라이브도어 분식결산 사건 이후 일본 최대 규모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림푸스의 다카야마 슈이치(高山修一) 사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부 계상을 미뤄온 유가증권 투자손실을 메우려고 인수합병 자문료 등을 이용했다’는 회사 제3자 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인정했다.
그는 또 기쿠카와 쓰요시(菊川剛.70) 전 회장, 모리 히사시(森久志.54) 부사장, 야마다 히데오(山田秀雄.66) 상근감사 역시 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모리 부사장은 이날 해임됐고, 야마다 감사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올림푸스는 두차례 인수합병과 관련해 1000억엔 이상을 빼돌려 과거 유가증권 투자손실 해소에 충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08년 2월 영국 의료기기 회사인 자이러스를 약 2100억엔에 사들일 때 666억엔을 자문료로 지급한 것, 2006~2008년 734억엔을 들여 일본 건강식품회사 등 3개사를 사들인 뒤 2009년 3월에 557억엔의 감손 처리를 한 것이 이를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카야마 사장은 정확한 투자손실 규모 등은 제3자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맡기겠다며 이날 회견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유가증권 투자 손실이 일정 비율을 넘으면 결산시 계상해야 하며, 이를 숨기면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상 유가증권보고서의 허위기재에 해당한다. 일본 증권거래 등 감시위원회와 검찰 등은 이 점을 주시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 폐지 기준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해 ‘관리 종목’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회계부정 사건은 지난달 14일 사장에서 해임된 마이클 우드포드의 문제 제기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도쿄주식시장에서 올림푸스 주식은 거래 개시 직후부터 매도 주문이 쇄도하며 약 29% 급락해 하한가를 기록했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