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IT업계가 경기 둔화로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만 전자전기정보업협회는 63개 업체가 3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무급휴가 실시 업체가 43개 늘었으며 무급 휴가자 수는 1만1500여명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대만의 IT 산업 침체로 내놓은 자구책 중 하나인 것이다.
현지 관련 업계에 따르면 AUO를 포함해 대만 내 4대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지난 1~3.4분기 누적 순손실액은 1천억 대만달러(약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PC 제조업체인 콴타(Quanta)는 지난 3.4분기 54억5천만 대만달러(약 21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줄어든 것이다.
LCD 디스플레이 제조회사인 치메이(Chimei)는 지난 1~9월 순손실 규모가 444억5천만 대만달러(약 1조7780억원)에 이른다. 치메이는 3.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이처럼 나빠진 것은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 둔화 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만의 IT업체들은 해외 메이저 업체의 하청생산에 의존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경기가 나빠지면 주문생산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이에 업계의 실적 악화는 전체 경제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만 전자전기정보업협회의 린밍저(林名哲) 이사장은 “당국이 현장의 상황을 무시하고 아직도 신고되는 통계에만 의존해 업계의 심각한 사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만의 40여개 노동·사회단체는 오는 12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기업 편향적인 정부 정책을 성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hello9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