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ㆍ53) 펀드’가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중국 당국에 의해 81일간 구금당한 데 이어 세금 폭탄 1500만위안(약 26억원)을 맞은 아이웨이웨이가 지난 3일 밤 모금운동을 통해 세금을 환급하겠다고 선언한 후 7일 오후 1시 현재 529만위안이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둬웨이왕이 보도했다.
지난 3일 아이는 구글 플러스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 ‘아이웨이웨이의 채권자가 되어달라’는 제목으로 “네티즌 자원자들로부터 1인당 500위안씩을 빌려 세금 1500만위안을 내려 한다. 세금 무효 소송에서 이기면 두 배로 돌려줄 것”이라는 글과 함께 은행 계좌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모금에 참가한 사람은 2만명에 육박했다. 세계 각지에서 돈을 보내오고 있지만 중국 대륙인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과 현 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아이웨이웨이 펀드로 모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서 “아이웨이웨이에게 주는 돈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결심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아이웨이웨이는 이와 별도로 중국 저장(浙江)에 있는 아버지 아이칭(艾靑ㆍ1910~1996)의 저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베이징시 당국이 부과한 세금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칭은 중국의 유명 시인으로 저택이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다.
아이웨이웨이펀드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7일 중국 관영 언론 환추스바오는 ‘아이웨이웨이의 이같은 행위는 너무 희극적이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은 “불법자금 혐의가 있다”면서 자발적으로 돈을 내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웨이웨이는 앞으로 예술보다 정치를 더 많이 할 것이며, 중국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모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치적 위험이 전보다 낮아졌지만 경제적 이익은 높아진 게 이유라고 신문은 말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후 네티즌들의 반발이 쇄도하자 환추스바오는 자발적으로 이 기사를 삭제했다.
이에 대해 아이웨이웨이는 “수십년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람들이 모금 운동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