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이후 국내 단기 부동자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및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 증폭으로 주식ㆍ채권 마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단기성 자금 규모가 지난 8월 말 현재 542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 액수는 현금과 요구불예금을 비롯해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등을 합친 것이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과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까지 더하면 단기 부동자금은 643조원에 이른다.

이는 7월 말 635조원보다 8조원(1.26%) 더 늘어난 수치다. 가장 비중이 큰 수시입출금식예금은 286조4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 증가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81조원)과 투자자 예탁금(19조4000억원)도 각각 2조원씩 늘었다.

이 밖에 RP, CMA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요구불예금(100조원)은 5000억원 줄었고 MMF(38조2000억원)는 3조원 감소했다.

향후에도 단기 부동자금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 예금의 실질 금리는 물가 급등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를 면치 못해 매력이 없다. 또 부동산시장 역시 침체 상황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태훈 금융연구원 금융시장실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일찍 해소되느냐에 따라 자금이동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성장성 있는 투자처를 찾으려면 내년까지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