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회사 KTB네트워크가 장기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기록하면서 이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한 KTB투자증권의 단기 실적이 급증할 전망이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이달 1일 코스닥 상장사가 된 전자 부품업체 테라세미콘에 7년 전 20억원을 투자했다. 상장 후 지분 전량을 팔아 차익 214억원을 남겼다”고 6일 밝혔다.

이 수익은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KTB투자증권의 3분기(9~12월) 연결 순이익에 온전히 반영될 예정이다. KTB투자증권의 2010회계연도 순이익이 31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분기 실적으로 매우 큰 금액이다.

테라세미콘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열처리 장비 부문에서 국내 1위인 업체다. 세계 최초로 5.5세대 장비를 개발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제품을 독점 공급한 우량 기업이다.

KTB네트워크는 2004년 2월, 미래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테라세미콘에 처음으로 투자했다. 2005년 6월에 추가로 돈을 집어넣고서 코스닥 상장 전까지 지분을 한 주도 팔지 않았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삼성전자 출신 대표이사의 전문성과 회사의 기술력을 믿어 기업공개(IPO)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주 매출 후 보유 주식은 직접 투자분이 71만9천주, 일본 미쯔이글로벌인베스트먼트(MGI) 등과 펀드를 통해 출자한 간접 투자분이 14만4천주였다.

KTB네트워크는 주당 1천319원에 산 이 주식들을 상장 후 사흘 동안 2만2천645~2만5천891원에 나눠 팔았다. 회사 측은 이 중 70%를 자산운용사들에 대량으로 넘기고(블록딜), 30%를 장내 매도했다고 전했다.

테라세미콘이 상장 첫날인 1일 공모가 1만3천500원보다 76,3%나 높은 2만3천8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더 많은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회사 측은 이번 차익실현으로 거둔 돈을 또 다른 비상장 중소기업에 투자해 ‘제2의 테라세미콘’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KTB네트워크는 1981년 정부가 설립한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의 후신으로 사실상 국내 최초의 창업투자회사다. 1999년 민영화돼 2000년 KTB네트워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옛 KTB네트워크는 2008년 KTB투자증권으로 업종을 전환했고, 창업투자 부문만 물적분할해 현재의 KTB네트워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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