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정도는 대안투자 바람직
가격 아닌 방향성에 투자
약세장서도 안정수익 가능
판매·운용보수 이중부담 유의를
펀드투자자 박모 씨는 지난해 말 해외 펀드를 모두 정리하고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와 화학업종 상장지수펀드(ETF)로 갈아탔다.
그런데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0~-20%대로 뚝 떨어지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도 마이너스권으로 밀려났다.
유럽 재정위기, 세계 경기 불안으로 앞으로도 수익률 회복은커녕 더 큰 손해를 입지나 않을까 박 씨는 하루하루 불안하다.
요즘 같은 조정 장세에 박 씨 같은 펀드투자자의 공통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림 없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느냐다.
전문가들은 주력 투자처 외에 분산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안투자 상품에 전체 금융자산의 약 10%를 투자해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귀띔한다.
대안투자 상품은 원자재ㆍ부동산ㆍ헤지펀드 등이 대표적인데, 출렁이는 원자재 가격과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여파로 최근 헤지펀드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헤지펀드가 도입되지 않아 현재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헤지펀드 상품은 외국의 헤지펀드를 담는 이른바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s)’식으로 운용된다.
보통 이런 재간접 헤지펀드는 최소 5개 이상의 펀드에 투자하는데, 편입 펀드 수가 많을수록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회피 효과는 커진다.
재간접 헤지펀드 시장은 가입자 수를 제한하는 사모 형태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엔 공모형으로 확대되면서 일반 개인으로 투자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상품 구색도 다양해졌다. 2008년 이전의 재간접 헤지펀드는 대부분 차익거래나 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구사하는 롱숏 전략이 대부분이었으나, 원자재 등 선물시장에서 방향성 매매를 하는 ‘CTA(Commodity Trading Advisor)’ 전략 펀드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CTA 전략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학습효과로 인해 증시 하락에 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CTA 재간접 펀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양멀티마켓CTA증권투자신탁1호(주식혼합-재간접형)’가 대표적인 CTA 재간접 펀드다.
권인섭 동양종금증권 상품기획본부 상무는 “상품의 ‘가격’이 아닌 ‘방향성’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자산 가격 하락 시에도 추세만 잘 파악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 CTA 재간접 펀드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글로벌스마트플러스펀드’는 CTA 외에도 롱숏, 이벤트-드리븐 등 다양한 전략의 헤지펀드를 고루 편입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한국투자글로벌오퍼튜니티증권펀드(재간접형)’는 롱숏 전략을 사용하는 해외 공모 헤지펀드에 주로 투자한다. 삼성증권에서 판매하는 ‘KB플루토스알파’는 롱숏 펀드와 채권, 외환, 파생상품 등을 편입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시중금리+알파’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재간접 헤지펀드는 최근 하락장에서 일반 주식형 펀드 대비 대체로 양호한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재간접 헤지펀드의 2일 현재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08~0.51%를 나타내 국내 주식형(-13.42%)과 해외 주식형(-18.09%) 대비 탄탄하다.
하지만 최근 1개월간 글로벌 증시 상승 국면에선 -2.89~2.43%의 수익률을 기록, 국내 주식형(7.19%), 해외 주식형(8.22%) 대비 오히려 성과가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관계자는 “재간접 헤지펀드는 단기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보다는 안정 수익을 추구하는 고액 자산가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조언했다.
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구조 특성상 판매보수 및 운용보수를 이중으로 내야 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한편 재간접 형태는 아니지만 해외 차익거래를 통해 헤지펀드 전략을 추구하는 펀드도 시중에 나와 있다. ‘산은CYD인덱스증권1(채권-파생형)’ ‘PCA글로벌알파특별자산투자신탁I-1[외국환-파생형]’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