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한국운용 리서치부문장은 하루 24시간 일거리가 만들어진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조사업무까지 총괄하기 때문이다. 현재 리서치부문은 총 17명인데, 해외쪽이 6명이나 된다. 증권사가 아닌 운용사에서 이 정도 규모도 드물지만, 국내와 해외를 한 부서에서 아우르는곳도 한국운용이 유일하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해외기업 분석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업종이나 산업 내에서 한국 기업이 밸류체인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수요공급 시그널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죠”
한국형 헤지펀드의 첫 선을 앞두고 있이 이 부문장은 더욱 분주하다. 업종내에서 롱쇼트 전략을 구사할 때도 통합리서치의 정확성이 성패를 좌우한다. 예를들어 두 종목에 대해 상반적인 투자전략을 펼치는 짝매매(pair trading) 전략, 삼성전자를 매수하고, HTC를 매도하는 전략에서는 양사에 대한 동시 분석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만 짝매매 기회를 노리기에는 한계가 있죠. 중국이나 대만 등으로 범위를 늘리면 투자 아이디어가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짝매매의 대표 업종으로 꼽히는 금융주의 공매도 제한이 당분간 지속될 것 임을 감안하면 확실하게 차별화가 될 것입니다”
한국운용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주식까지 대상으로 한 롱쇼트전략의 헤지펀드를 준비하는 데도 이런 리서치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문장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발품을 파는 고강도 리서치와 활발한 의사소통 문화다. 보통 한 명의 애널리스트가 기업탐방을 가는 회수가 일주일에 5~6회가 넘는다. 실제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과의 의사소통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이다. 자칫 불협화음이 나온다면 리서치도, 실제 펀드도 모두 제 성과를 내기 어렵기 대문이다.
“고강도 리서치와 함께 펀드 매니저 등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내부 리서치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고 지속적인 의견교환은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리서치를 기반으로 고유의 운용 프로세스도 시스템화됐다.
총 600개 안팎의 투자 유니버스에서 중점 종목 150여개를 추린 다음, 다시 우선 순위를 정해 50여개의 모델 포트폴리오로 압축한다. 매니저는 실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이중 70%는 복제해야 한다. 리서치가 펀드 성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얘기다.
성과는 좋다. 반등장이었던 지난달 한국운용 주식형펀드 성과는 10.75%로 1위를 기록했다. 1600선을 저점으로 판단하고 낙폭과대주 위주로 담았던 것이 주효했다.
끝으로 그는 일반 투자자에 대한 조언도 살짝 귀띔했다.
“유럽 재정 위기 문제는 시장을 누르는 압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추세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은 아닙니다.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보다는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화학이나 정유, IT, 건설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