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어려워져 금리 인하
예금자들 목돈 마련 한숨
시중은행권보다 1% 포인트 이상 높던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가 4%대까지 떨어졌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총 자산 기준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11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79%이다.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 직전인 9월16일 평균 5.18%였던 예금금리가 두 달도 안돼 0.39%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HK와 동부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4.3%로, 산업은행의 e-센스(Sense) 정기예금 금리(4.5%) 보다도 0.2% 포인트 낮다.
솔로몬, 현대스위스1, 한국, 서울 등 4개 저축은행이 5.0~5.1%의 예금금리를 제공하지만 이자소득세(15.4%)를 제외하면 사실상 ‘4%대 금리’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도 갈수록 떨어져 이날 현재 평균 5.18%를 기록했다. 솔로몬과 경기상호저축은행이 5.5%로 가장 높은 가운데 HK저축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는 4.3%로 시중은행보다 더 낮다.
6~7%를 구가하던 저축은행권의 예금금리가 4%대로 뚝 떨어진 것은 올 한해 계속된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관련이 깊다.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막상 운용할 곳이 없자 추가적인 예금 유치가 불필요하게 된 것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7~8월 경영진단을 하면서 전체 수신의 20%를 유동성 자금으로 확보하라는 지도가 있었다”면서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높은 금리로 예금을 유치했지만 지금은 부동산담보대출 등이 막혀 돈 굴릴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동일인여신한도 규제 조치도 저축은행권의 대출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동일한 대출자에 대해 종전 80억원까지 가능했던 대출 한도가 법인에 대해선 100억원으로 늘었지만 개인사업자에게는 50억원으로 축소됐다.
‘4%대 금리’가 대세를 이루면서 목돈 마련을 꿈꾸던 예금자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높은 물가 탓에 시중은행에 예금을 하면 앉아서 돈을 까먹는 실정인데 저축은행에도 고금리 예금상품이 없어 돈을 굴릴 데가 없는 것이다.
다만 영·유아 부모나 신혼부부 등 특정 고객에게 제공되는 우대금리 상품이나 금리가 오르는 연말에 예금상품에 가입하면 조금 나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재무건전성 등 지표 관리에 들어가는 연말에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저축은행에게는 기회가 된다”면서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예금금리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