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LG전자 2대 악재 완화 이후 증시 향방
EFSF 투자자 신뢰도 낮아LG전자 향후 실적이 관건
美 경기·中 정책변화도 변수
저렴한 화학株 담고
IT株는 차익실현 유리
그리스의 국민투표 철회,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그리고 LG전자의 유상증자로 증시 부담이 뚜렷히 줄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해결책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유상증자 이후 LG전자의 실적향배가 주가 방향을 결정할 만큼 2000선을 넘어서는 반등은 당장 어렵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미국 경기의 지속적인 회복, 중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변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존의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지키라고 조언한다.
일단 번복된 그리스 국민투표는 긍정적, 대형증권사에 이은 LG전자 증자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김철중 한국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국민투표안은 애초부터 무리수였다. 철회 결정은 잠시 패닉에 빠졌던 증시를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는 역할을 할 것이다. ECB의 금리인하도 채무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도가 낮다. 또 대형증권사에 이어 LG전자가 증자를 단행했는데, 향후 명확한 투자안이 없는 결정으로 확인될 경우 4조원이 넘는 증자가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떨어뜨려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제한적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비교적 양호하다. 물가안정 가능성과 함께 전일 연준리가 추가적인 경기부양 가능성을 높인 점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홍기석 삼성운용 LT운용팀장은 “내년 초 유로존 은행들의 부담 정도가 확인될 때까지 증시는 불안함을 전제로 한 답보상태를 보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증시에서 유럽자금의 이탈도 둔화되거나 일시 중단될 수 있다. 미국 양적완화(QE)3 가능성이 나오는 것은 양면해석이 가능하다.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 또는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아직 싼 화학주를 사고, 별 내용없는 IT주는 차익실현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다. 자동차는 일단 보유다”라고 조언했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시원치 않지만, 미국과 유럽 사정이 모두 좋지 않은 마당에 중국 정부가 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중국 상해지수가 최근 급등한 점도 이 같은 기대에 힘을 보탠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 생산지수 등이 모두 둔화추세다. 하지만 어제 오늘 소식이 아니다. 이제 시장은 이를 긴축기조의 변화 기대로 읽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전망은 1900선을 중심으로 약 100포인트 가량의 진폭(band)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기업들의 이익둔화 정도가 덜하다. 10월에 워낙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부담과 몇몇 악재로 11월 들어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기초체력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주식, 외환, 채권의 일별 변동추이를 봐도 시장의 목을 조였던 8~9월의 삼중약세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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