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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만원 세대는 사랑도 고달프다?
영화로 본 이 시대의 새로운 연애 풍속도
폐품 수거하다 사랑 싹트고

골드미스는 연하남 키우고



‘너는펫’ 등 가을 극장가

이색 로맨스로 관객몰이



취업 낙방 인생인 백수 청년(송중기)은 오늘도 옥탑방에서 맥주병이나 비우고 있다. 널브러진 빈 병 위로 한 여성(한예슬)의 ‘까칠한’ 한마디가 떨어진다. “이 병 하나에 얼마인지 알아요? 50원. 하루에 세 병씩 365일이면 5만4750원. 당신 1년치 수도세는 나올걸요?” 빈 병이 인연이 된 두 남녀는 폐품을 수거하러 다니며 사랑이 싹튼다. 돈 없어 연애 못하는 남자와 돈이 아까워 사랑 안 하는 여자, 88만원세대의 ‘옥탑방 사랑’을 보여주는 ‘티끌모아 로맨스’(10일 개봉·사진)다.

‘사랑과 우정’은 모든 남녀관계의 영원한 난제. 뉴욕의 젊은이라고 다를 바 없다. 술을 빙자해 하룻밤 사랑을 나눈 남녀가 이튿날 아침 ‘사랑은 노, 섹스는 OK’, 영원한 우정을 맹세한다. 그런데 남자가 성경책 대신 손을 올려놓은 것은 아이패드에 띄워놓은 성경 애플리케이션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밀라 쿠니스가 주연한 할리우드영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다. 이제 촛불을 켜 하트를 만드는 고전적인 구애는 필요없다. 대신 뉴욕 한복판에서 ‘플래시몹’을 펼친다. 


가을 극장가에 이 시대 젊은이들의 새로운 풍속도를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가 잇따라 개봉한다. 연애 그리고 로맨스 영화에서야말로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금언이 ‘진리’라지만 세태가 달라지니 느낌도 새롭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장근석, 김하늘 주연의 ‘너는 펫’은 일본 TV드라마가 원작이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의 범용어가 된 ‘골드미스’의 판타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집도 있고 능력도 있는 30대 중후반 커리어우먼(김하늘)인 패션잡지 에디터가 떠도는 신세가 된 나이 어린 청년(장근석)을 집에 들여 애완동물처럼 ‘키우다가’ 사랑이 싹튼다는 이야기.

오랜만에 중년의 판타지도 그려진다. 많게는 40대 중반에 이른 남녀가 20살쯤 연하인 아들, 딸뻘의 상대와 진한 사랑을 한다는 설정을 담은 작품으로 김영호 김혜선 주연의 ‘완벽한 파트너’와 장서희 정석원 주연의 ‘사물의 비밀’(이상 17일 개봉) 등 2편이나 된다. 주인공 나이가 들 만큼 든 대로 눈치볼 것 없이 과감하게 벗고, 주저없이 안는다. 농도 짙은 전라 베드신이 나오는 ‘19금’ 영화들이다. 가을 극장가에 찾아온 ‘2040의 연애법’, 제법 재미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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