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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투자·고용 두 軸이 흔들린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로 간 이명박 대통령이 칸에서 지구촌을 향해 호소했다. “기업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야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그런데 국내기업까지 겨냥했음직한 이 말이 재계에는 착잡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투자와 고용 두 축이 모두 한계상황에 이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 널뛰기 환율, 기업 채산성 악화에다 서울시장 재보선 후폭풍과 내년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까지 겹쳐 기업 경영은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해 보인다.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긴축 모드’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2012년 투자는 15~20%, 고용은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게 10대그룹 재무ㆍ인사 쪽 담당자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 투자와 고용이 흔들리는 조짐은 확연하다. 재계발(發) 투자ㆍ고용 위축 경계령이 곧 발동될 상황이다. 저마다 ‘위기 속 공격경영’을 외치지만, 실제 들여다보면 그럴 만한 여력이 있는 기업은 삼성이나 현대차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96.4로, 전달의 101.4에 비해 5포인트나 하락했다. 유럽 및 미국의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 더블딥 우려가 여전한 데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 기업들을 더 짓누른다.

전경련 이승철 전무는 “기업 수주물량은 아직까지 별 변동이 없어 보이지만 수익성 악화는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내년 경영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투자와 고용의 ‘100-10(100조원 투자ㆍ10만명 고용) 클럽’이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다. 올해 30대그룹의 투자는 지난해보다 14.3% 늘어난 114조8000억원(추정), 고용은 12.7% 증가한 12만4000명(추정)에 달한다. 올해는 어찌 어찌 해 ‘100-10 클럽’ 가입이 확실해 보이지만 내년에는 장담하기 어럽다.

10대그룹 임원은 “올해는 기업들이 공격경영을 한 데다가 정부의 동반성장 요청 등으로 투자와 고용을 능력 범위 밖으로 늘린 측면이 있지만 내년에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상ㆍ도현정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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